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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 영원히’- 김미은 문화부장
2022년 12월 01일(목) 01:00
광주시향이 연주하는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를 라이브 연주로 듣는 건 오랜만이었다. 20분 정도의 연주 시간 동안 광주의 오월을 떠올리며 음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격한 감정의 동요가 인다. 연주가 끝나고 문득, 광주 이외의 사람들도 이런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 거주하던 윤이상은 계엄군의 총칼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꿈에라도 가고 싶었던 조국으로부터 날아든 소식을 듣고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마침 쾰른 서독일방송오케스트라(WDR)로부터 신작을 위촉받은 상태였고 완성된 곡은 1981년 5월 8일 쾰른에서 초연됐다.

이날 광주시향의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베토벤의 ‘황제’와 스크라빈의 ‘2개의 서곡 중 1번’, 몸포우의 ‘정원의 소녀들’을 연주했고, 영화 ‘플래툰’에 삽입된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도 선보였다.

이날의 레퍼토리는 지난 10월 통영 국제음악당에서 다시 공연됐고, 실황은 세계적인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을 통해 발매됐다. 음반은 예약 판매를 포함, 이미 클래식 음반으로는 드물게 1만 장 넘게 판매되며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며칠 전 음반 발매 관련 인터뷰 후 주변에서 음반을 구입했다는 소식도 자주 들려온다.

물론 이런 판매 기록과 이슈는 요즘 가장 핫한 임윤찬이 만들어 낸 것일 터다. 하지만 그가 인터뷰에서 “광주시향 단원들이 엄청난 에너지로 연주하는 걸 보고 큰 영향을 받았다.” “라흐마니노프에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있다면, 제 마음에는 광주시향이 깊숙이 자리 잡았다”고 언급했듯, 그들이 서로 신뢰하고 함께 연구하며 호흡을 맞춰 일궈 낸 결과이기도 하다.

‘황제’를 듣기 위해 음반을 구입한 이들이 ‘광주여 영원히’에 귀 기울여보면 좋겠다. 그래서 오월 광주를 기억하고, 대한민국 민주화를 마음에 새기면 좋겠다. ‘광주여 영원히’가 자주 연주돼 스메타나 ‘나의 조국’(체코)이나 시벨리우스 ‘핀란디아’(핀란드)처럼 광주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민주, 인권,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각국의 콘서트홀에서 끊임없이 연주되는 날이 오기를. 세계적인 공연장에서 광주시향의 연주도 크게 울려 퍼지길.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