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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2022년 10월 26일(수) 00:45
우리 민족 고유의 의복인 한복이 최근 영국의 유명 출판사인 옥스퍼드에서 발행하는 학습자용 영어 사전에 새로 등재됐다. ‘hanbok’(한복)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긴 소매의 재킷과 길고 넓은 여성용 치마 또는 남성용 헐렁한 바지로 이뤄진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hanbok’이 해외 사전에 오른 것은 지난해 5월 영국 콜린스 사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모두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의 노력으로 이뤄졌다. 중국이 우리나라 한복을 자국 전통 복장인 ‘한푸’로 억지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결과물이어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한복뿐만 아니라 김치, 한글 등에 대한 노골적인 문화 침탈을 일삼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소수 민족 대표가 나오고, 식전 행사에서 중국 관영매체 CCTV는 길림에 사는 조선족을 소개하면서 상모를 돌리고 장구를 치는 모습까지 방영했다. 한국 고유의 문화를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를 통해 마치 중국 전통문화인 것처럼 표현한 것이다. 중국이 56개 민족이 모여 사는 다민족 국가라는 점에서 소수 민족인 조선족의 문화를 앞세웠다고 변명할 수는 있겠지만, 마치 한국의 고유 문화를 중국의 문화처럼 눈속임하려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의 이미지 영상 플랫폼인 미국 게티이미지가 중국 무용수들이 춘절을 기념하기 위해 전통 의상을 입고 부채춤을 추고 있는 사진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과 설명만 보면 전 세계인이 한복과 부채춤을 마치 중국의 전통 복장과 문화로 착각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실린 사진이 전 세계 유명 교과서 출판사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통해 영어 교재로 출판됐고, 이 교재를 미국·유럽·아시아 등 세계 곳곳의 대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최근 양국 간 관계 경색에도 지방자치단체 간 경제 문화 교류 확대에는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중국 정부도 성숙한 자세로 한국의 문화를 존중해 주길 기대한다.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