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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와인은 없다, 자연이 빚은 내추럴와인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내추럴 와인:취향의 발견
정구현 지음
2022년 09월 29일(목) 22:30
와인(Wine)은 ‘술’이란 의미를 지닌 라틴어 ‘비눔(Vinum)’에서 유래했다. 일반적으로 포도의 종류에 따라 와인도 달라지는데 그만큼 와인이 다양하다는 얘기다.

와인이 인류의 시작과 함께 시작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포도넝쿨은 수천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종교적 관점에서 와인은 기독교의 성찬식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이 제자들과 나눈 포도주는 십자가의 죽음과 보혈, 부활을 상징한다.

와인에 관한 시각 가운데 하나는 예전에는 오래된 와인이 새로운 와인보다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방금 주조를 한 와인을 오래된 와인보다 환영을 받았다.

현대에 이르러 와인의 역사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 무렵부터 전 세계는 더 많은 식량과 함께 많은 와인을 필요로 했다. 그로 인해 비료와 농약 없이 포도를 생산하던 와이너리들은 화학 비료와 농약을 쓰게 됐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부쩍 ‘오직 포도와 포도 껍질의 자연 효모’로만 만든 내추럴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추럴 와인이란 무엇일까. 내추럴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하는 책이 출간됐다. 이 분야 전문가인 정구현이 펴낸 ‘내추럴 와인: 취향의 발견’은 수천 년간 만들어오던 방식 그대로 생명력과 매력을 지닌 내추럴 와인을 조명한다.

내추럴 와인의 하나인 제롬 소리니 살라망드르. <몽스북 제공>
저자는 대학 재학시절부터 유럽 현지 와이너리들에서 일하며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공부를 해왔다. 대학 내 동아리 ‘소믈리에’를 만들었으며 와인 양조 마스터 과정을 배웠다. 또한 국제 와인 교육기관 WEST를 수료한 와인 분야 전문가다.

저자가 말하는 구체적인 내추럴 와인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유기농 또는 비오디나마 농법으로 짓는 농사를 말한다. 비오디나마 농법은 ‘화학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연 동식물 성분 또는 다양한 허브와 미네랄 조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광합성에 필요한 빛과 열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영어로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이다.

저자는 내추럴 와인이 최근 들어 주목받은 것 같지만 사실은 대량 생산이 이뤄지던 이전부터 수천 년간 이어온 기술이라고 본다. 역설적으로 내추럴 와인을 통해 상업적 생산량을 갖추지 못해 사라져가던 옛 품종들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것.

그렇다고 내추럴 와인 생산자 대부분은 대량 생산된 와인, 일명 컨벤셔널 와인을 비하하지 않는다. 저자는 컨벤셔널 와인에 반기를 들기 위해 책을 쓴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와인의 본질은 다양성이기에 그것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는 “컨벤셔널 와인의 과학적 토대를 만든 사람들은 결국 가장 좋은 와인은 내추럴 와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강조했다. 건강한 밭에서, 가장 건강한 포도로, 포도와 함께 자란 효모로 발효된 와인만큼 테루아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와인은 없다”고 설명한다.

한편으로 저자에 따르면 내추럴 와인은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힙하고 현대적이면서 장인들이 모여 전통적 방식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에 반면 생산량이 적은 탓에 상업주의적일 수밖에 없고 비주류 문화와 결합한다. 지역 예술가와 연합해 독특한 레이블을 만드는 문화적 전통이 생겨나게 된 이유다. 내추럴 전문 바에 와인병이 자연스럽게 배열돼 있는 일면이 그런 문화와 무관치 않다.

이밖에 책에는 와인의 역사에서부터 내추럴 와인에 대한 오해와 상식, 내추럴 와인가 전통 등 다양한 정보들이 수록돼 있다.

“와인은 취향과 다양성의 술입니다. 모든 와인 애호가는 점점 자기 취향을 찾아가는 동시에 가끔씩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타입의 걸작 와인들을 만족스럽게 마셨을 때 큰 기쁨을 얻곤 하죠. 그래서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의 세계가 점점 다양해지는 것을 사랑합니다. 편견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몽스북·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