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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자연의 시간 살아낸 여인들의 삶
ACC 창제작 공연 ‘마디와 매듭’
10월 7일~8일 예술극장 극장2
‘옹이진 마음’ 춤·노래로 형상화
2022년 09월 29일(목) 20:10
지난해 선보였던 ‘마디와 배듭’ 쇼케이스 장면.
24절기는 계절을 세분한 것으로 입춘부터 대한까지를 아우른다. 일반적으로 태양이 1년 동안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길에 따라 변하는 기후의 표준과 관련돼 있다. 여기에는 자연이 부여하는 일종의 질서와도 맞물린다.

우리네 어머니와 여인들은 절기에 따라 자신들의 몸을 맞춰왔다. 가족과 자식을 위해 고난한 삶을 살아야 했던 여인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투영돼 있다.

‘24절기’ 여성의 삶을 다룬 작품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아시아스토리 창·제작 일환으로 제작된 ‘마디와 매듭’이 그것.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절기를 맞고 보내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춤과 노래로 엮은 작품을 선보인다. 오는 10월 7일(오후 7시 30분)·8일(오후 3시, 오후 7시) ACC 예술극장 극장2.

연출 정영두
이번 작품은 ACC가 지난 2020년 제2회 아시아스토리 공모전을 개최하고 아시아 여성들이 겪는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한 ‘아시안이라 죄송합니다’(공규리)를 시상했다. 공모전을 통해 ‘아시아 여성들의 삶’을 공연 키워드로 발굴해 이를 모티브로 공연 제작에 돌입했다. 지난해 쇼케이스를 펼쳐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공연에는 정영두를 비롯해 배삼식, 최우정 등 연출과 안무, 극작, 음악 등 동시대 최고로 평가받는 이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음악극 ‘적로’에서 첫 호흡을 맞춘 이후 이번에 두 번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출과 안무를 맡은 정영두는 근현대 한국 문학작품에 나타나 있는 여인들의 이미지에 주목했다. 그리고 본인의 할머니와 어머니 등 가까운 여인들의 삶에서 절기에 맞춘 모습들을 작품에 투영시켰다.

극본 배삼식
여인들은 자연의 변화에 이끌리기보다 몸과 마음으로 감각하며 조응했다. 고달픈 삶 속에서도 절기마다 인내와 지혜로 삶을 살아내는 여인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작품의 큰 틀은 24절기 중 동지부터 하지까지 13개 절기의 풍경과 세시 풍속으로 구성돼 있다. 시간의 마디마디마다 서려진 여인들의 ‘옹이진 마음’은 춤과 노래로 형상화된다.

‘포그트 아파트’, 창극 ‘리어’ 등을 작업한 정영두는 각 절기를 고유한 악장으로 마무리하는 한편 13절기를 분절이 아닌 연속된 하나의 이야기로 구현했다.

또한 극본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인들을 화자로 등장시켜 절기에 따른 일상의 모습과 개인들의 심리를 정치하면서도 시적인 가사로 풀어냈다.

최우정 작곡가
주인공과 내러티브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전적인 전통극과 달리 다양한 연령대의 여인들을 화자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시조창도 나오고 사투리 독백도 울려 퍼진다. 한마디로 우리말과 우리 정서를 베이스로 하면서 리듬감까지 갖췄다.

음악은 오페라 ‘연서’ 등을 비롯해 뮤지컬 ‘광주’, 합창극 ‘마지막 눈사람’을 쓴 최우정이 맡았다. 최우정 작곡가는 “하나의 작품에서 무용과 음악은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작품은 각 장르가 나란히 작동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로 다른 창법과 분위기를 가진 정가, 서도소리, 판소리도 어우러진다. 특히 광주 송원초등 중창단이 합류해 풍부한 음악을 선사한다. 피아노와 대금, 클라리넷과 타악, 아코디언 등 서양악기와 전통악기의 만남은 이색적인 화음을 만든다. 여기에 풍경과 여인들의 심리를 조형적으로 빚어낸 무용단까지 더해 공연은 입체적인 작품으로 수렴된다.

전석 2만원. 예매는 ACC누리집과 전화상담실에서 가능하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