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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신끼·문끼가 ‘BTS’를 만들었다
신끼 문끼 새끼꼬기
최준식 지음
2022년 09월 22일(목) 19:35
K팝을 비롯해 한국의 문화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콘텐츠로 발돋움했다. 사진은 방탄소년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을 휩쓸었다. ‘오징어 게임’은 최근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관왕에 오르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언어의 장벽을 뚫고 비영어권 드라마가 이 같은 쾌거를 이룬 것은 이례적이다.

‘기생충’, ‘미나리’에 이어 ‘오징어 게임’까지 한국의 영화, 드라마는 이제 세계가 주목한다. K팝 열풍은 또 어떤가. 방탄소년단(BTS)으로 대변되는 K팝을 비롯해 한국의 문화는 이제 세계인이 주목하는 콘텐츠로 발돋움했다.

한국문화에는 도대체 어떤 특징이 있는 것일까.

최준식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는 ‘신끼’(神氣)와 ‘문끼’(文氣)로 집약한다. 한국문화, 한국인에게는 이 두 기운이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한국문화 표현단’을 만들어 우리 예술문화를 공연 형태로 소개하는 운동을 해왔으며 지난 2013년에는 ‘한국문화중심’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한국문화 전반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문화 오리엔테이션’, ‘한국의 문기’, ‘한국의 신기’와 같은 책을 써온 것에서 보듯 저자는 한국문화에 잠재돼 있는 본질적인 요인들에 천착해왔다.

이번에 최 교수가 펴낸 ‘신끼 문끼 새끼꼬기’는 한국인이 왜 예능과 놀이에 능한지 파고든다. 사실 한국인들의 음주가무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어떤 일에 미치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한쪽으로 치닫는 성향”이 한국인에게는 있다. 오늘의 시대뿐 아니라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다. 저자는 이를 ‘신끼’라고 부른다.

또 하나 한국문화 이면에는 인문학적 자질이 드리워져 있다. 물론 인문학적 역량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이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문학적인 힘이 만들어낸 문화유산”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만큼 우수성을 인정받는다. 저자는 이 인문학적 힘을 ‘문끼’라는 기운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한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이 두 기운이 때를 만나 새끼 꼬듯이 적절히 꼬여 생긴 현상”과 맞물려 있다. 한국의 경제발전이 이 같은 양상과 유사하다는 논리다.

“한국인들은 문끼를 바탕으로 형성된 공부 문화 위에 ‘잘살아보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신끼의 기운을 끝까지 몰아붙여 다른 민족이 이루지 못한 일을 해낸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민주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알려진 대로 한류의 세계적 흥행 그 중심에는 BTS가 있다. 오늘의 한국 연예 문화는 BTS의 후광효과를 입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BTS 현상도 신끼와 문끼 원리로 설명한다.

BTS 현상 이면에는 수천 년 응결된 역사와 문화가 있다. 즉 신끼와 문끼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BTS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보고는 아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그들의 말과 표정, 메시지는 새끼꼬기의 세 가닥 가운데 한 가닥을 이룬다는 사실과 마주한다. 즉 “신끼와 문끼는 제3의 가닥인 아미를 만나야 완성된다”는 깨달음에 도달한 것이다. 이 깨달음은 결국 다음의 자부심으로 전이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은 대중문화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상수(常數)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쉽게 말해 한국은 세계 대중문화계에서 변수나 지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변두리가 중심이 된 것입니다.”

<소나무·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