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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기술(CT)연구원 광주 설립 절실하다
2022년 09월 18일(일) 23:00
광주는 시대를 앞서가며 역사의 진보를 이끌어 냈듯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항상 새로운 가치를 선도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 중에 하나인 한국문화기술연구원 광주 설립은 노무현 정부에 의해 문화기술(CT: Culture Technology)에 대한 체계적인 기반 조성을 위한 국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를 지나 현재까지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2007년부터 시작한 5년간의 노력으로 10여 년 전인 2013년 광주의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하나가 되어 문화기술 주관 기관을 광주과학기술원에 둔다는 문화산업기본법을 통과시켰다. 또한 광주과학기술원 내 한국문화기술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문화기술 주관기관으로서 위치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애초에 CT연구소는 2015년 문체부 산하 독립 출연연구원으로 전환하고 2020년까지 최소 1300억 원 규모의 예산과 최소 500여 명의 인력을 확보해 설립을 완료, 문화기술 연구개발(R&D) 전담 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수행한다는 중장기 발전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적은 예산과 비전문적인 운영으로 인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8년 민관 협의기구 성격의 ‘한국CT연구원 광주 유치·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듬해 7월 CT연구원 설립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설립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난색을 표명하면서 수년째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이처럼 디지털 미디어를 기반으로 음악·영화·게임 따위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여 문화예술 산업을 발전시키는 문화기술 정책은 현재까지 산업화를 위한 기술개발 전략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R&D와 차별성이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창의성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인문사회·문화예술과 기술을 융합하는 문화기술 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고 문화기술 정책 자체의 융복합적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07년부터 논의돼온 전담 연구기관 설립은 ICT분야 공공기관과 공학 인력을 중심으로 기획됐지만 문화기술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갖지 못했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 문화기술은 융복합성을 보유한 문화기술 전공자와 문화예술 작가, 공학 인력 등이 국가산업으로서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문화기술 자체에 대한 융복합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문화기술은 단순히 ‘기술’ 분야가 아니라 ‘문화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특수 분야로서 복합적인 프레임으로 연구개발 되어야 한다. 문화기술의 정체성 없이 ICT의 한 분야이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중복성으로 수년째 설왕설래하며 국책연구원 설립이 미루어져 왔다. 실질적인 융복합 관점의 문화기술의 재정의와 그에 근거한 제도 수립 및 수행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정부는 문화기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2000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였고 특히 2005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을 설립하여 현재 문화기술 석박사 졸업생만도 500명에 이르고 있다. 많은 융합 사고력을 갖는 문화기술인들이 양성되었지만, 전문 연구기관의 부재로 졸업생들은 창업을 하고 문화기술이 아닌 타 분야 산업체로 진출하거나 프리랜서 연구자 및 창작자로 고군분투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화기술은 제도적 행정적으로도 문화 혹은 기술 중 어느 하나의 프레임만으로 해석되고 실행되기 어려워 다부처 차원에서의 정책 제도적 융합이 필요하다.

문화기술은 한 분야의 인력이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기획·제작·구현 등 연구개발 전 과정에 융합 가치를 녹여낼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많으나 다학제·다분야 간 경력으로 이를 자기 안에서 융합한 문화기술 전문가는 많지 않다.

아울러 이러한 융합 인력의 광주 유입을 통해 문화기술과 인공지능을 한 공간에서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의 시작으로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을 세웠고 15년간 노력해 온 국책연구원 문화기술연구소의 광주 설립이 조기에 결실을 거둬 문화산업의 메카이자 ‘문화기술 도시’ 광주가 완성되길 희망한다.



김혜선

광주CT연구원 설립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