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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코로나, 脫자동차교통의 시작] ‘자전거 친화’ 15분 도시, 탄소저감의 첫 걸음
네덜란드·독일, 대중교통과 연계…프랑스, 전용도로 건설
레저·운동의 도구였던 자전거, 고유가시대 교통수단으로
도시설계, 공적기관 설립, 운영관리 선진화 등 대응 필요
2022년 08월 02일(화) 21:00
베를린 차도의 자전거전용도로 전환 사례
코로나 펜데믹은 전 세계 도시민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폐해를 끼쳤지만 기대치 않았던 반사이익도 제공하였다. 건축도시의 관점에서는 고밀의 도시를 예찬하고 추종했던 관성에서 벗어나,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소중한 도시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준 점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대표적 새로운 가치 재발견 사례는 이동수단이자 여가활동의 대상인 자전거라 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도시를 벗어난 야외활동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폭증했고 수요의 상당부분이 자전거 수요로 집중되었다. 이에 따라, 자전거 이용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서울시에서만 ‘따릉이’ 이용자가 300만명에 가깝게 늘었고 자가 자전거 이용인구를 더하면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여건변화속에서 수요의 공급과 충족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다. 도시 내 생활권의 거주민들이 공간소비자로서 불편하지 않게 라이딩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불편하고 해결되어야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건축과 도시의 관점에서 살펴봐야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인류가 발명한 무연료 이동수단 중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발명품은 자전거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힘만으로 극단적으로는 하루 만에 서울에서 부산에 이르는 약 600Km를 이동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여가와 레저의 수단, 운동의 도구로 생각했으나, 최근 들어 코로나 국면과 고유가 시대속에서 자전거 교통의 새로운 가치의 재발견 및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입체적 도로체계
탄소저감도시 해외도시 사례

자전거 선진국의 대표는 네덜란드이다.1970년대초 1차 오일쇼크사태부터 자동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자전거를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주목하기 시작하였고, 그결과 자전거의 교통분담율이 30%를 넘는다. 본격적인 자전거 이용 촉진정책은 1990년 자전거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면서부터 시작되었고, 중앙정부가 1991년부터 6년 동안 약 1억 유로의 정부보조금을 지방정부에 지원한바 있다.

독일은 도시계획수립시 자전거를 독립교통수단으로 동등하게 취급하여 자동차를 도시에서 밀어내고, 자전거전용도로를 경쟁적으로 건설하고 있으며, 자동차 속도제한도 시속 40km로 낮추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함부르크 등이 대표적인 도시이다. 최근 들어 자전거와 연계하는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제를 시행하는 혁신적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는 스마트시티를 내세워 마이크로 모빌리티 중 하나인 전기 자전거에 초점을 맞추고 ‘세계 최고 혼잡 도시’에서 탈출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스타트업이 발달한 텔아비브는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등을 바탕으로 창업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연계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텔아비브는 도시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자전거 도로를 350km로 두 배 이상 넓힐 계획이다.

자전거 불모지 미국은 코로나펜데믹으로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2019년의 경우 미국 전체 통근자의 0.5%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특히 보스턴과 시카고는 50%를 넘어섰다. 조바이든 연방정부는 1조 2000억 달러의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켜 자전거인프라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 파리시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자전거를 이용한 여행이 급증하면서 프랑스 파리에는 매일 100만 대의 자전거 통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파리 시정부는 현재의 도로 상황으로는 자전거의 급격한 증가를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15분도시를 실현하는 마이크로교통수단으로 보행과 함께 자전거 개인교통수단을 중시하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자전거 주차장
자전거 친화도시를 위한 건축과 도시 변화

그렇다면, 이제 저탄소 자전거 친화도시를 위해 건축과 도시를 어떻게 바꿔야할까? 업무용 건물의 경우, 자전거 출퇴근자를 위한 1층에 샤워시설을 겸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주차장도 옥외주차공간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서는 층별 또는 옥상주차도 고려해야 한다. 공동주택에서도 현재의 옥외 자전거주차 시설외에도 날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창의적인 주차공간 마련이 필요하며, 심지어는 자전거 보관이 가능한 실내공간계획도 고려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주 4일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 속에서 여가를 즐기는 동호인구를 위한 호텔 여가시설에도 자전거 관련 시설의 세밀한 배려가 요청된다. 실내 보관이 가능하고, 공기주입이나 간단한 경정비가 가능한 틈새공간을 배치한 숙박시설이 요청된다. 새롭게 설계되고 있는 관광형 호텔의 경우, 이러한 트렌드와 공간소비자의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평면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전략이 되고 있다.

상권에서도 소비자 집객을 위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젊은 여성을 필두로 한 MZ세대들을 잡아야하는 상권에서는 자전거를 배려한 주차가 필수가 되기 시작했고, 고가의 자전거로 무장한 구매력을 갖춘 동호단체를 배려한 맞춤형 장소전략이 필요하다.

도시차원에서는 도시계획과 자전거교통계획의 상호연계가 선행되어야하며, 교통의 우선순위에 대한 유연적 조정이 필요하다. 네덜란드와 같은 자전거 선진국은 안전한 교통이자 친환경적인 자전거 교통을 1순위로 하여 도시계획에 반영되는 계획적 프레임을 갖추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후변화가 현실로 체감되는 상황에서 저탄소 도시로의 전환 논의가 뜨겁다. 기술만능주의 관점에서는 스마트도시로 전환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과연 기술로 모두 해결가능한 것일까? 스마트도시도 기본적 도시의 구조와 맥을 같이 해야한다. 스마트 도시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보행과 자전거 교통과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연계가 핵심이다. 스마트한 도시일수록 보행과 자전거 친화가 필수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미국 뉴욕시 가로변 스마트 자전거 주차장
사회적 수요에 대응하는 미래 도시의 방향

첫 번째, 지자체의 계획, 광역권의 계획, 중앙정부차원의 국가계획으로 공간적 위계를 고려한 기본구상 및 기본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광역권을 고려한 지자체의 고유한 계획이 수립되어야 전체 국토를 연계할 수 있는 국토차원의 자전거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저탄소도시의 국지적 실현을 위한 그랜드디자인이 선계획 후실현을 주도하게 된다.

두 번째, 자전거 도로의 기능별 유형화와 가이드라인 및 매뉴얼의 작성 및 보완이 필요하다. 거시적 인프라를 구현할 수 있는 필지, 지구 및 단지, 도시차원의 매뉴얼을 통해 통일감 있는 현실적 실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을 통해 보행자전거 겸용도로, 자전거 우선도로,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고속도로 등으로 구분하여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세 번째, 도시설계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대지내 공지, 건축선 후퇴 등 건축과 도시를 조율할 수 있는 지구차원의 수단이 연계되어야한다. 커뮤니티 차원의 구성과 배치, 보행과 차량의 충돌없이 자연스러운 지구차원의 교통계획은 도시설계적 대응 없이는 불가능하다.

네 번째, 스마트시티와의 연계가 필요하다. 선진사례에서 알 수 있 듯이 자전거는 이제 전기자전거 이용자 확장성을 장점으로 개인교통수단 PM(Personal Mobility)과 연동하게 된다. 이는 스마트시티의 핵심적 구성요소이며, 저탄소와 친환경을 추구하는 스마트도시의 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구조적인 교통체계는 하이테크로 움직이지만 스마트시티를 주도하는 창조적 계급의 단거리 이동은 마이크로 교통을 선호하는 것도 잊지 말야야할 포인트이다.

다섯 번째, 대중교통활성화 정책과 연계하여 진행해야 한다. 독일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9유로 무제한 대중교통정액권 제도는 버스, 지하철, 트램 또는 기차를 마음 껏 이용할 수 있는 것이며, 이 제도는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자전거도로의 조성과 함께 대중교통수단과의 연계를 입체적으로 가능케 하는 정책이 뒤따라야한다.

여섯 번째, 자전거 친화도시를 지속가능성을 위한 운영관리 주체의 설립이다. 단위 지자체는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으나, 복수의 지자체를 연계하는 광역도로의 경우 설치 이후 운영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자전거 도로의 설치와 운영을 총괄할 수 있는 공적기관의 설립과 운영관리기법의 선진화를 통해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자전거도로공사와 같은 기관이 그것이다.

바야흐로, 자전거 인구 1천3백만 시대를 맞아, 마음만 먹으면 서울에서 광주까지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며 새로운 뉴노멀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제, 국토자전거 종주길과 같은 하드웨어의 확충에서 더 나아가 자전거 도로 기능과 유형에 맞는 소프트웨어적 관리운영의 선진화가 시급해 보인다. 지역간 연계 자전거도로도 늘어가고 있지만 유지관리의 한계로 방치되고 있다. 자전거 도로의 건설, 관리운영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가칭, 광역 자전거 도로공사와 같은 전문기관의 설립도 고민해봐야할 시점이다.

고령화 도시, 15분도시, 스마트도시를 실현하는 주된 이동수단은 자전거로 대별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이며 전기자전거의 등장은 청소년, 여성 및 노령자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시켜 장거리와 경사지 이동도 가능해지는 혁신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탄소중립도시는 먼 곳에서 시작하지 않으며 내가 살고 있는 마을로부터 출발함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자전거 친화도시는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로운 행복도시의 첫 걸음이자 미래도시의 뉴노멀이다.

박태원


광운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현 한국도시설계학회 수석부회장

현 서울시 도시재생·캠퍼스타운 총괄계획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