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희 시인 31주기 맞아 마지막 시집
‘아름다운 사람 하나’ 출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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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시인은 이 시인을 가리켜 “여성 해방의 전사”라고 표현했다. ‘여성신문’ 초대 편집 주간을 맡았으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생명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다. 기독교적 신앙에 바탕을 둔 민중에 대한 아픔을 위로하는 작품을 썼다. 바로 고정희 시인이다.
해남 출신 고정희 시인의 마지막 시집 ‘아름다운 사람 하나’(사진)가 출간됐다.
문학동네포에지 49번으로 발간된 이번 작품집은 그의 31주기(6월 9일)에 맞춰 선을 보이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 시인은 지난 1990년 말 들꽃세상에서 펴낸 후 이듬해 취재차 나선 지리산 산행에서 실족사 해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주었다.
이번 기획의 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 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생전에 시인은 이번 시집을 ‘연시집’이라 말했다. 사랑을 향한 부름, 사랑이라는 연습, 사랑을 위한 조문 등 ‘사랑’을 모티브로 한 시편들이 가득하다.
“살아 있는 날의 가벼움으로/ 죽어 있는 날의 즐거움으로/ 마음을 비운 날의 무심함으로/ 우리를 지나온 생애를 덮어/ 만리에 울연한 백두 영혼,/ 사랑의 모닥불로 타오르네…”
‘사랑의 광야에 내리는 눈’은 가치로서의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숭고하면서도 애틋하고 그러면서도 담담한 정조가 울림을 준다. 남녀 간의 애정이 아닌 삶을 지향하는 자세로서의 사랑을 일관되게 노래하고 있다.
‘여성해방문학’의 선구자이자 최전선으로서 시인을 이끌고 나아가게 한 힘은 사랑이었다. 시인은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품 지리산으로 영원히 돌아갔으나 그의 이름은 여전히 오늘의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시인으로 다가온다.
생전 시인은 ‘지리산의 봄’(문학과지성사)을 펴내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아무리 우리 사는 세상이 어둡고 고통스럽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가 하루를 마감하는 밤하늘에는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이 별빛처럼 아름답게 떠 있고 날이 밝으면 우리가 다시 걸어가야 할 길들이 가지런히 뻗어 있습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해남 출신 고정희 시인의 마지막 시집 ‘아름다운 사람 하나’(사진)가 출간됐다.
이번 기획의 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 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날의 가벼움으로/ 죽어 있는 날의 즐거움으로/ 마음을 비운 날의 무심함으로/ 우리를 지나온 생애를 덮어/ 만리에 울연한 백두 영혼,/ 사랑의 모닥불로 타오르네…”
‘사랑의 광야에 내리는 눈’은 가치로서의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숭고하면서도 애틋하고 그러면서도 담담한 정조가 울림을 준다. 남녀 간의 애정이 아닌 삶을 지향하는 자세로서의 사랑을 일관되게 노래하고 있다.
‘여성해방문학’의 선구자이자 최전선으로서 시인을 이끌고 나아가게 한 힘은 사랑이었다. 시인은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품 지리산으로 영원히 돌아갔으나 그의 이름은 여전히 오늘의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시인으로 다가온다.
생전 시인은 ‘지리산의 봄’(문학과지성사)을 펴내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아무리 우리 사는 세상이 어둡고 고통스럽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가 하루를 마감하는 밤하늘에는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이 별빛처럼 아름답게 떠 있고 날이 밝으면 우리가 다시 걸어가야 할 길들이 가지런히 뻗어 있습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