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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전의 모든 것-박동휘 지음
제5의 전장…강대국도 약소국도 없다
2022년 05월 28일(토) 18:00
‘코소보’, ‘러시아-조지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오차드 작전’….

위에 언급한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사이버전이다. 1990년대 말 발발한 코소보 전쟁은 사이버전의 서막을 알린 계기였다. 그리고 2008년 러시아와 조지아의 전쟁은 하이브리드 전쟁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사이버 상에서도 격전이 확대되고 있다. 3차대전까지는 아니어도 세계 대전을 방불케 하는 다국적 사이버 전사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국제전기통신연합 사무총장 하마둔 투레는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제3차 세계대전은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날 것이고, 그것은 재앙이 될 것이다… 핵심 네크워크가 파괴된 모든 국가는 곧바로 불능상태가 될 것이고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성역은 없다.” 하마둔 투레의 경고는 2022년 현실화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이 바로 그것. 한마디로 향후 전쟁은 사이버전으로 시작해서 사이버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눈에 보는 사이버전의 역사를 다룬 책이 발간됐다. 육군사관학교 군사학과 박동희 교수의 ‘사이버전의 모든 것’은 제5의 전장 사이버 공간을 다룬다. 저자는 워싱턴대 ‘사이버시큐리티 이니시에이티브’ 팀 리서치 펠로우로 IT기업 사이버 보안 담당자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육군 사이버전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사이버전 사례 연구를 담당하기도 했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합동기지에 위치한 미 공군 624작전센터의 사이버 전사들의 모습. <플래닛미디어 제공>
사이버전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먼저 컴퓨터를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세계의 초강대국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하마둔 투레의 말처럼 악성 코드를 통해 좀비 PC들로 대규모 사이버 군대를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벌어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정규군과 정보기관 소속 사이버 전사를 비롯해 IT 전문가가 참여했다. 여기에 일반 해커들까지 가세해 사이버 전장의 군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신원을 드러내지 않고 컴퓨터 실력으로 무장한 채 싸우고 있다. 전쟁 초기 러시아 정부에 대한 사이버 전쟁을 선포하고 행킹을 강화하고 있는 국제 해커 단체 어나니머스가 대표적 사례다.

책은 사이버 강국으로 알려진 미국, 러시아, 이란, 북한,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일어났던 사이버전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러시아의 사이버전을 소개한다. 이른바 ‘사이버 마키아벨리즘’으로 정의된 이 전쟁은 러시아-에스토니아 분쟁을 비롯해 지난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해킹 사건을 자세히 다뤘다.

저자는 사이버 중동전쟁도 다룬다. 일명 스턱스넷 공격은 지난 2010년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연합해 실시한 이란 비밀 핵실험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다. 악성 코드를 매개로 핵시설을 물리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중요한 공격이다.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사이버전도 흥미롭다. 중국의 전략은 ‘사이버 만리장성’ 건설을 매개로 펼쳐진다. 즉 사이버 주권 강조는 물론 검열로 정권을 보호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편 저자는 개인의 사이버 안보 의식 함양은 물론 개인과 국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플래닛 미디어·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