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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행’ 반려동물과 함께하시개 <52> 치료가 필요한 길고양이 발견한다면?
“바로 동물병원으로…치료비 부담되면 동물보호단체 도움”
광주시 캣맘협의회·동물보호단체 ‘카라’ 등에 도움 요청
사람 손타면 어미가 새끼 포기…만지거나 데려오면 안돼
2022년 05월 19일(목) 20:20
‘캣맘’의 도움을 받고 지내는 길고양이.
지난 4월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 있는 한 건물 화단에서 부상을 당해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 평소 이곳 화단을 주 거주지로 삼고 지내던 아이였다. 고양이와 안면을 튼 인근 직장인들이 ‘캣맘’ ‘캣대디’를 자처하며 종종 챙겨주는 먹이와 물로 생활을 이어가는 전형적인 길고양이었다.

‘은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고양이는 밤새 교통사고를 당한건지 한쪽 다리가 심하게 뒤틀린 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있었다. 쓰러져 있는 고양이를 발견한 직장인 A씨는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하다가 수소문 끝에 관할 구청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다. 두어 시간 후 담당자가 찾아와 고양이를 데려갔다.

‘보호소에 데려간 유기동물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안락사 당한다더라’, ‘아픈 길고양이들은 보호소에서도 어떻게 할 수 없다더라’는 얘기를 들어왔던 터라 데려간 고양이는 어떻게 되는지 물었으나 “생각하신대로 입니다”라는 알 수 없는 답변을 듣고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가 될 정도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고 동물들의 복지도 나아지고 있지만 보호받지 못하는 동물들은 여전히 많다. 한때는 사랑을 받던 반려묘였지만 어느날 갑자기 유기묘가 되기도 하고, 한순간의 실수로 집을 나왔다가 못찾고 결국 길고양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길거리에 내몰린 동물들의 안전은 여전히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은숙이’처럼 부상당한 유기묘를 발견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 같아서는 직접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를 해주고 싶지만 치료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고 치료 후 돌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안돼 애초부터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정순 광주시 캣맘협의회 회장은 “운이 좋게 책임감 있는 캣맘을 만난 고양이들은 치료를 받고 살 길이 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한다”며 “동물보호소 등에 가더라도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의 입양공구 기간이 지난 후 안락사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회장은 “많은 분들이 구청이나 동물보호소 등에 연락해서 데려가도록 하고 있지만 그곳에서도 치료나 돌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평소 돌봐주는 고양이라면 동물병원에 직접 데려가 치료를 해주는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면 포획틀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큰 부상을 당해 수술을 해야 하거나 치료비가 많이 나올 경우에는 캣맘협의회를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구조자가 네이버 카페 ‘함께 행복한 세상(광주광역시 캣맘협의회)’ 가입을 한 다음 구조한 고양이의 상황과 치료비 등의 내용을 올리면 자체 심의를 거쳐 모금 등을 통해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캣대디’가 새끼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캣맘협의회는 광주에서 동물보호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로, 길고양이들이 굶지 않도록 먹이를 챙겨주고 보살펴주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모금활동 등을 통해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함께 행복한 세상’ 온라인 카페에는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사례가 끊임없이 올라오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린다. 길거리의 성묘나 새끼고양이를 막론하고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치거나 탈장이 된 고양이, 이유없이 잔혹하게 학대를 받아 고통받는 고양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일도 끊이지 않는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서도 구조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동물의 생명이 위중한 경우이거나 구조자의 책임하에 안전하게 임시 보호되거나 입양이 결정된 경우, 치료비 총액이 30만원 이상인 경우 등 치료비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새끼 고양이들을 발견했을 때는 함부로 만지거나 데려오는 행동은 금물이다.

따뜻한 봄이 시작되면서 고양이들의 번식기가 찾아오는데 4월부터 6월까지 많은 새끼 고양이(일명 ‘아깽이’)들이 태어난다. 어린 고양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집으로 데려간다거나 보호소로 보내는 행위는 어미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납치’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캣맘·캣대디들은 사람의 손 냄새가 나면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포기하고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함부로 도움의 손길을 주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며칠이 지난 후에도 어미 고양이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동물병원에 데려가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등 구조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좋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