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따라잡는 ‘경유’ 가격…화물차 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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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따라잡는 ‘경유’ 가격…화물차 업계 ‘한숨’
우크라 여파 국제 경유가격 급등
한달새 20%이상 올라 1900원대
정부, 유류세 20% 인하 연장키로
2022년 03월 27일(일) 19:25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와 러시아에 대한 수출입 제재 등으로 경유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27일 광주 서구의 한 주유소 유가 정보판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40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공지되어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경유 가격이 휘발유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 연료 효율이 좋은 디젤 차량의 장점이 없어졌네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광주·전남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경유 가격 역시 요동치고 있다.

광주·전남에서 경유 가격이 하고 있는 데다, 휘발유 가격을 턱밑까지 쫓아오는 등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경유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디젤 차량 운전자는 물론, 화물·운송업계의 부담마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전날보다 0.33원 더 오른 ℓ당 1919.48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2008년 7월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다.

이날 광주지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1891.69원으로 불과 한 달전(2월26일) 1568.72원에 비해 ℓ당 322.97원(20.58%)이나 올랐다. 전남 역시 경윳값이 1903.32원으로 한달 새 328.15원(20.83%) 증가했다.

무엇보다 광주·전남 휘발유 가격이 현재 각각 1976.31원, 1990.09원이라는 점에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 차이는 84.62~86.77원에 불과하다.

통상 국내 경유 가격은 유류세 차등적용의 영향으로 휘발유보다 200원 가량 저렴한데, 최근 경유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휘발유와의 가격 차이가 좁혀진 것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생산을 줄이면서 유럽지역의 경유 재고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며 “이 와중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제시장에서 경유 주문이 폭증해 공급 부족현상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대(對)러 제재 차원에서 미국이 최근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내리면서 국제 유가가 한 차례 뛰었고, 이어 유럽연합(EU)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면서 국제 경유 가격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유 수입량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경유는 디젤 차량 외에도 화물차량이나 택배 트럭 등 상업용 차량, 굴착기, 레미콘 등 건설장비의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전라남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경유 가격이 2020년 5월 1068원대였던 것에 비해 현재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급감해 직원들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경윳값 폭등으로 더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내 경유 가격 상승세는 국제 경유 가격 상승 추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가격은 이번 주 배럴당 112.1달러로 전주보다 8.2달러 오르는 등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정부는 당초 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유류세 20% 인하 조치시 이론상으로 ℓ당 휘발유는 164원, 경유는 116원의 가격 하락 효과가 있다. 정부는 국제 유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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