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돈의 불장난, 돌화폐부터 비트코인까지…돈의 본질과 실체
신상준 지음
2022년 01월 23일(일) 11:00
자본주의 사회가 고도로 발달할수록 그 폐해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광주에서 발생한 학동 참사나 최근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는 결국 이윤에 집착한 나머지 안전과 생명을 도외시한 탓이다.

건설 현장 사고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에는 얽히고설킨 불법 하도급 관행이 자리한다. 달리 말하면 ‘돈을 숭배하는’ 물질만능이 초래한 결과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링컨은 “돈은 인간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되며, 돈은 인간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링컨이 1865년 암살되기 불과 몇 주 전 상원을 방문해 한 말이다.

링컨의 말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은 돈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돈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돈의 노예로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연 돈의 실체는 무엇일까? 돈이 무엇이길래 세상을 지배하는 무기가 되었을까?

돌화폐에서 비트코인까지 돈에 관련된 책이 출간됐다. 한국은행 금융전문가 신상준 박사가 펴낸 ‘돈의 불장난’은 인문학적 관점으로 풀어낸 돈 이야기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돈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그리고 부자가 될 권리’는 책 제목과 불온한 조화를 이룬다. 저자는 한국은행 법규실, 조사국, 금융안정국에서 근무하며 화페, 금융, 중앙은행에 대한 조사와 연구 업무를 수행했다.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할수록 현대인들은 돈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다.
책은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상정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간다. 강의하듯 설명하는 방식과 아울러 돈을 통해 흐르는 경제 문제까지 짚어준다.

16세기 발견 당시 남태평양 ‘야프’라는 섬에는 원시적 문명을 지닌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당시 이들은 돌화폐를 사용했는데, 돌을 깎아서 만든 것이었다. 가운데 뚫려 있는 구멍은 막대기를 넣어 운반하기 위한 용도였다. 돌화폐는 섬에서 약 600km 떨어진 섬에서 발견되는 석회석이 재료였다.

야프섬 원주민들은 애덤 스미스나 카를 마르크스를 모르지만 노동가치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경제학의 거장 밀턴 프리드먼의 ‘화페경제학’은 이처럼 야프섬의 돌화폐로부터 시작되는 게 특징이다.

화폐제도의 근간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저자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잔혹한 약탈의 결과에서 비롯됐다. 16세기 이후 유럽인들이 신대륙에서 약탈해간 금과 은이 세계 경제를 움직였다. 고대 시대에는 돈이 주로 군사적 도구였으며 중세시대에는 교회가 지배하는 질서의 요소였다면 이 시대에는 돈이 “스스로 균형을 찾으며 움직이는 자생적 지배력”으로 변화됐다.

주식과 증권거래소의 발명은 금융혁신을 촉진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그늘도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돈을 잃고 거리로 나앉는 사회적 해악이 발생했다. 네덜란드는 1637년 ‘튤립 광풍’이 불었고 당시 튤립 구근 하나의 가격이 고급 주택 몇 채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1900년대 일본 부동산 붕괴는 일본 경제 쇠락을 이끌었고, 다른 나라의 네덜란드 튤립 광풍과 같은 집단적 투기는 비참한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1700년대 영국 남해주식회사가 발행한 주식 거품은 런던 주식 시장 자체를 붕괴시켰다. 사회 각계에서 기록적인 수준의 파산이 발생했다. 뉴턴도 남해 거품의 희생자였다. 당시 그는 “내가 달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구나”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 모두는 부자가 될 권리가 있다고. 고래를 잡기 위해 작살과 빠른 배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바다와 대기의 움직임, 고래 생태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자가 되는 법도 마찬가지다. 먼저 돈의 본질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수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 부동산, 암호 화폐 등에 대한 투자 기술의 습득은 그 다음의 문제”라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생각의 창·1만6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