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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뇌 속 시한폭탄…전조증상 없어 꾸준한 예방이 최선
[건강 바로알기-김재호 조선대병원 뇌신경외과 교수]
10만명당 10~20명 출혈 발생
흡연·고혈압 등이 위험요인
위치·크기 따라 다양한 치료법
정기적인 추적 검사 통해 관리
2022년 01월 09일(일) 19:10
김재호 조선대병원 뇌신경외과 교수가 뇌동맥류 클립 결찰술을 시행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제공>
#.신모(54)씨는 한 달 전 갑자기 심한 두통과 함께 경련 발작을 하며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 가족에 의해 응급실로 후송돼 뇌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뇌바닥수조에 광범위하게 피가 차 있는 뇌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한 상태였고, 3차 의료기관으로 후송돼 시행한 뇌혈관 조영술 결과 뇌의 좌우 혈관이 만나는 전교통동맥에서 혈관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확인되었다. 뇌동맥류의 재파열을 막기 위해 동맥류 안에 미세도관을 삽입하여 가느다란 백금 코일로 동맥류 내부를 채워주는 코일 색전술을 응급으로 시행하고, 뇌압 조절을 위해 두개 내 도관삽입수술까지 추가적으로 시행하였다. 환자는 3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고, 약 3주간의 치료 끝에 신씨는 걸어서 퇴원할 수 있었다.

모든 뇌동맥류 파열 환자들이 이와 같은 좋은 예후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문헌상 통계에 따르면 매년 인구 10만 명당 10∼20명 꼴로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출혈이 발병한다. 이 중 적게는 25%, 많게는 50%까지 결국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존자 중에서도 거의 절반은 크고 작은 영구 장애를 겪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 치료하는 의료진 모두에게 가혹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뇌동맥류 증상과 치료=뇌동맥류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을 말한다. 얇아진 혈관 벽은 파열의 위험성이 있으며, 파열될 경우 뇌혈관이 위치한 공간인 뇌지주막하 공간에 혈액이 퍼져나가게 되는 뇌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한다.

뇌동맥류는 크기가 매우 큰 경우에는 주변 뇌신경을 압박하여 증상을 일으키지만 대부분은 파열되기 전까지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최근에는 영상 검사 기법의 발전으로 동맥류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을 겪기 전에 비파열성 뇌동맥류를 발견하여 치료가 가능하다.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뇌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뇌압 상승으로 인한 극심한 두통, 오심, 구토 증상과 함께 심한 경우 의식 저하나 혼수 상태로 빠져 응급실로 오게 된다. 이러한 경우 치료가 잘 된다고 하여도 부수적인 합병증을 겪거나 후유증이 생기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동맥류의 치료는 클립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이 있다. 클립 결찰술은 두피와 두개골을 절개하여 미세현미경을 이용하여 동맥류의 입구를 수술용 클립으로 묶어 혈류를 차단하는 수술이다. 코일 색전술은 상대적으로 최근인 1990년대부터 많이 시행되어온 치료 방법으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안에 가느다란 백금 코일을 채워 넣어 파열 또는 재파열을 방지하는 치료법이다. 수술적 클립 결찰술과 혈관 내 코일 색전술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동맥류의 위치, 크기, 모양, 주변 혈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혈류전환 스텐트 삽입술, 혈류차단기기 색전술 등의 새로운 기구와 시술의 발달로 동맥류 치료 방법의 선택권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원인 및 예방법=비파열성 동맥류가 진단되었을 경우 모든 경우에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동맥류의 위치, 모양, 크기에 따라 위험하지 않은 동맥류로 판단되는 경우는 치료하지 않으며,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반면에 파열의 위험성이 높은 동맥류로 판단되면 파열 전에 치료를 하게 되며, 대부분의 경우에 큰 합병증을 남기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뇌동맥류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흡연,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의 혈관건강과 관련된 인자들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직계 가족 중 2명 이상이 뇌동맥류를 진단받았다면 뇌혈관 영상 검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