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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솜방망이 처벌’ 줄지 않는 산업재해
2021년 12월 03일(금) 01:00
사법 당국의 느슨한 처벌로 인해 산업현장 안전사고가 줄지 않고 있다. 대법원의 양형 기준이 강화됐지만 판결 현장까지는 미치지 못해 산재 사고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새로운 양형 기준은 지난 7월 이후부터 재판에 적용되고 있다. 노동자 사망 산업재해를 일으킨 사업주에 대한 양형 기준은 기본 6개월~1년 6개월에서 징역 1년∼2년 6개월로 상향됐다. 다수 노동자가 다치거나 숨진 경우, 5년 이내 반복적으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에는 가중처벌 대상으로 포함해 최대 징역 10년 6개월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광주지법은 지난 7월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장소장과 굴착기 기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지난 8월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사업주에게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모두 작업자가 숨지는 사고였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검찰의 구형량과 법원 선고 형량 모두 새로운 양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법부의 느슨한 처벌로 인해 산재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광주노동청 관내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요양자는 1만 6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86명)보다 1000여 명 늘어났다.

산업현장 안전을 강화하고 노동자 사망 사고와 중대 재해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 당국만 예외일 수는 없다. 재판에서 피고인의 정상을 참작할 사유도 없진 않겠지만, 사법부의 온정주의는 결국 산업 현장 안전사고 증가를 부추긴다. 사법 당국은 새롭게 적용된 양형 기준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판결로 산재 예방 의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