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계사-표학렬 지음
신화에서 대도시까지…다원화 시대 세계사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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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의 민주주의는 민족국가에 기반하고 있다. 21세기 다원화 시대에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스웨덴의 이민 규제, 프랑스의 이슬람 차별, 미국의 흑백 문제가 그렇다. 새로운 민주주의, 일테면 절차와 다수결을 넘어선 민주주의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이유다.
향후 세계는 다원화에 기반한 민주주의 대안을 만들어낸 나라가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1인 1표가 아닌 1족(族) 1표, 중앙집권적 단일정부보다 지방분권적 자치 공동체,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사회를 지향하는 나라가 주도 국가가 될 거라는 얘기다.
다원화 시대 가치의 충돌을 해결하고 공존하기 위해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변해야 한다. 세계사의 이면을 읽고 그것에서 방안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발간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계사’는 9개 테마로 읽는 인류 문명의 역사다. 신화와 종교, 정치, 전쟁, 이슬람, 일본, 이상주의자, 여성 지도자, 대도시 등 9개 테마로 세계사를 읽어낸다.
저자 표학렬은 그동안 ‘카페에서 읽는 조선사’, ‘한 컷 한국 현대사’, ‘하룻밤에 읽는 조선사’ 등 함께 생각하고 풀어가는 역사를 지향해왔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며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고민했다.
저자는 먼저 각 민족의 대표 신화를 소개한다. 민족형성기의 역사를 반영하는 분야가 바로 신화다. 저자에 따르면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가 각기 영화 ‘스타워즈’와 ‘반지의 제왕’의 기본 서사 구조를 이룬다. ‘성경’이 영화 ‘어벤져스’의 기본 스토리를 형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자는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 티베트 신화, 아메리카 신화를 모티브로 오늘의 문명과 문화의 기원을 찾는다.
역사상 종교는 늘 정치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오늘날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치인들은 종교를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물론 정치와 종교 관련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신탁이 없었다면 그리스는 페르시아에 멸망했을” 수도 있으며 “종교개혁이 없었다면 영국의 무적함대도 없었을” 수도 있다.
전쟁과 역사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누구나 평화를 외치지만 역사는 폭력에 의해 재편됐다. 전쟁은 파괴와 절망 속에서도 인류 변화의 계기를 주었다. 한마디로 전쟁은 명백한 모순의 속성을 지녔다. 작금의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국제사회의 이슈가 됐다. 그러나 저자는 이슬람은 중세시대 가장 발달된 남녀 관계를 이루었다고 본다.
이밖에 책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도시들, 페미니즘의 시대와 관련된 여성사, 이상주의자로 대변되는 마르크스 등도 소개돼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민주주의 모델을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스만투르크의 밀레트 제도를 꼽는다. 다양한 민족과 신앙의 공존을 위해 시행한 ‘민족과 신앙 자치 공동체 제도’가 그것. 오스만투르크가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가장 강한 동력이었다. 밀레트는 권력을 잡은 민족, 다수 신앙도 절대적 권력을 휘두르지 않고 다양한 민족과 신앙을 보듬은 공존의 제도였다.
<인물과사상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다원화 시대 가치의 충돌을 해결하고 공존하기 위해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변해야 한다. 세계사의 이면을 읽고 그것에서 방안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발간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계사’는 9개 테마로 읽는 인류 문명의 역사다. 신화와 종교, 정치, 전쟁, 이슬람, 일본, 이상주의자, 여성 지도자, 대도시 등 9개 테마로 세계사를 읽어낸다.
![]() 십자군 전쟁은 중세 유럽의 자기 부정이었고 그 결과 근대 유럽으로 가는 계기가 됐다. 십자군전쟁에서 약탈당하는 콘스탄티노플. |
저자는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 티베트 신화, 아메리카 신화를 모티브로 오늘의 문명과 문화의 기원을 찾는다.
역사상 종교는 늘 정치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오늘날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치인들은 종교를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물론 정치와 종교 관련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신탁이 없었다면 그리스는 페르시아에 멸망했을” 수도 있으며 “종교개혁이 없었다면 영국의 무적함대도 없었을” 수도 있다.
전쟁과 역사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누구나 평화를 외치지만 역사는 폭력에 의해 재편됐다. 전쟁은 파괴와 절망 속에서도 인류 변화의 계기를 주었다. 한마디로 전쟁은 명백한 모순의 속성을 지녔다. 작금의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국제사회의 이슈가 됐다. 그러나 저자는 이슬람은 중세시대 가장 발달된 남녀 관계를 이루었다고 본다.
이밖에 책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도시들, 페미니즘의 시대와 관련된 여성사, 이상주의자로 대변되는 마르크스 등도 소개돼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민주주의 모델을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스만투르크의 밀레트 제도를 꼽는다. 다양한 민족과 신앙의 공존을 위해 시행한 ‘민족과 신앙 자치 공동체 제도’가 그것. 오스만투르크가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가장 강한 동력이었다. 밀레트는 권력을 잡은 민족, 다수 신앙도 절대적 권력을 휘두르지 않고 다양한 민족과 신앙을 보듬은 공존의 제도였다.
<인물과사상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