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르포] 소상공인 손실보상, 첫날부터 ‘삐걱’…접속 지연·장애
누리집 오전 내내 먹통·오후 접속 지연 ‘답답’
“여름 대목 2주 격리에도 카페 매출 보상 안된다니”
집합금지·영업제한 80만곳…광주·전남 8만곳 추정
2021년 10월 27일(수) 19:10
27일 오후 광주시 동구 불로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훈동(67)·최규자(66)씨 부부가 ‘소상공인 손실보상’ 신청을 하고 있다. 이날 30분 동안 온라인 신청을 시도했지만 보상 대상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올해 3분기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신청 접수가 27일 시작했다.

홀짝제 시행에도 소상공인이 실시간 수천 명에서 수만 명 몰리면서 오후까지도 누리집이 먹통이거나 접속이 지연됐다.

이날 오후 광주일보가 광주시 동구에서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2팀과 손실보상 신청을 시도했지만, 각각 30여 분 만에 신청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동구 황금동에서 과일음료 전문점을 운영하는 장서희(33)씨는 가게에서 20분 넘게 신청 절차를 밟았지만 결국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화창을 마주했다. 불안한 접속 환경 때문에 ‘크롬’과 모바일 ‘사파리’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 웹 브라우저를 오가며 대상 여부를 확인했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허탈했다.

광주시 동구 황금동에서 음료 전문점을 운영하는 장서희(33)씨가 27일 가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신청을 하고 있다. 장씨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 2019년에 비해 반토막 났지만 이날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기준시점인 지난 2019년 7~9월에 비해 올해 장씨의 3분기 매출은 반토막 났다.

2년 전 장씨는 7월1800만원, 8월 1900만원, 9월 1600만원 등 3분기 동안 5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2년차를 맞은 올 여름에는 870만원, 550만원, 900만원 등 2300만원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3분기 매출이 5300만원에서 2300만원으로, 56.1%(-3000만원) 감소한 것이다.

정부가 내건 보상 조건은 ▲2021년 7월7일~9월30일 집합금지 및 영업시간 제한 조치 이행 ▲경영상 심각한 손실 ▲소기업·소상공인 등이다.

대상 여부 조회 뒤 한 번 더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사업자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오류창이 뜨면서 절차를 더 진행할 수 없었다.

장씨는 코로나 4차 대유행이 기승을 부린 지난 8월, 잠복기에 있던 확진자가 매장에 들르면서 2주 동안 강제 자가격리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손님과 카드를 주고 받았다는 이유 만으로 2주 동안 가게 문을 닫으면서 400만원의 매출 피해를 입었다”며 “지자체가 준 30만원을 제외하고 자가격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손님에게 민사 소송을 거는 방법 밖에 없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20분 넘게 신청 절차를 밟았지만 결국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화창을 마주했다.
광주시 동구 충장로에서 40년 동안 고깃집을 운영한 김훈동(67)·최규자(66)씨 부부는 기자와 30분 넘게 휴대폰을 가지고 씨름했지만 결국 신청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5분 가량 전화를 걸어 전담 콜센터(1533-3300)에 문의하자 다른 날에 신청하거나 11월3일부터 운영하는 신청 창구를 이용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김씨 부부는 지난 6개월 동안 2400만원에도 못 미치는 매출을 내면서 ‘일반과세자’에서 ‘간이과세자’로 전환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손님이 뚝 끊겼는데도 고정비가 들어가는 바람에 마이너스 통장을 쓰고 있다.

김훈동씨는 “그동안 충장로 상인들이 가게를 닫는 밤 10시 이후 장사로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제한 때문에 단골 손님을 받을 수 없었다”며 “아침부터 손실보상을 신청해보라는 문자들을 받았는데 좋은 소식을 얻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광주지역을 기반으로 김밥 브랜드를 운영하는 황지훈 대표도 이날 “오전부터 신청을 시도해봤지만 접속 자체가 불가했다”며 “다음 창이 뜰까봐 장사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광주시 서구 동천동 나라키움청사에 마련된 소상공인 손실보상 전담 창구.
손실보상금 신청 대상은 전국 80만곳으로, 광주·전남은 이 가운데 10% 비중인 8만여 곳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전남에서는 광주전남중소벤처기업청과 지자체 등 손실보상 전담창구 29곳이 운영된다. 11월3일부터 시작하는 창구 신청은 광주 5개 구와 전남 22개 시·군 지정 장소에서 할 수 있다.

김동철 광주전남중기청 사무관(소상공인 손실보상 태스크포스)은 “신청 첫날 보상 대상 업종과 금액산정 방법, 기준시점 등을 묻는 유선전화 문의가 잇따라 들어왔다”며 “광주시 서구 동천동 나라키움청사와 중기청 전남동부사무소(순천)을 찾으면 보상금 산정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