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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 피해 억울한 사연 70년만에 풀릴까
진실화해위, 광주·전남 항일운동 희생 등 148건 조사 착수
2021년 10월 21일(목) 20:00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광주·전남지역에서 국가 폭력에 피해를 입은 지역민들의 억울한 사연이 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최근 완도·진도·해남 등 광주·전남에서 한국전쟁 당시 발생한 민간인 희생 사건 등 148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1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제17차 위원회를 열고 총 275건의 진실규명 신청사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48건이 광주·전남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지역민들은 현대사의 비극에서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지역민들의 명예 회복과 진상 규명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주요 사건으로는 ▲완도군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39건 ▲진도군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51건 ▲해남군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56건 ▲전남운동협의회 항일독립운동 1건 ▲광주학생운동 1건 등이다.

이중 완도에서는 1949년 10월부터 한국전쟁 발발 후 1951년 1월까지 완도군 완도읍·고금면·노화읍·보길면·소안면·약산면 등에서 군경의 부역혐의자, 좌익세력 협조자 색출 과정에서 40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에 대하여 30명이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1950년 10월 1일부터 완도읍을 중심으로 완도군을 수복한 완도경찰은 1951년 1월경까지 부역혐의자 및 좌익세력협조자 색출 작전을 진행하였고, 이 과정에서 완도지서에 체포되거나 자수해 구금돼 있던 다수의 민간인이 적법한 절차 없이 사살·수장됐다는 것이다.

진도에서도 진도읍·군내면·고군면·의신면·임회면·지산면·조도면 등지에서 군경의 빨치산 토벌작전 수행과 인민군 및 좌익세력 협조자 색출 과정에서 70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지난 1948년 10월 ~ 1951년 5월 해남군 산이면·송지면·마산면·현산면·화산면·해남읍·북평면·옥천면·화원면에서 군경의 빨치산 토벌작전 수행과 빨치산 협조자 색출 과정 등에서 군경에 희생되거나 상해를 입은 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해남에서도 신청에서 이어졌다.

항일운동 당시 일제에 의해 희생된 2건의 사건도 조사가 개시된다. 1928년 광주고보에 입학한 이후 동맹휴업에 참가했고, 1929년 항일 학생운동단체인 독서회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1929년 광주학생운동에 참여한 이모씨에 대한 조사도 시작된다. 이 씨는 지난 1930년에는 백지동맹을 주도해 퇴학 처분을 받았고, 1933년 5월에 해남군 북평면 성도암에서 전남운동 중앙지도 기관을 결성하고 선전부 책임자로 선임됐다. 이후 전남지역 운동 지도기관인 ‘전남운동협의회’ 사건으로 2년 6개월간 복역했다.

1929년 광주학생운동 당시 광주공립농업학교 학생이던 정모씨도 조사목록에 포함됐다. 정씨는 1929년 10월에 독서회 조직에 관여했고, 광주학생운동에 참가한 협의로 치안유지법 위반 및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돼 1930년 10월 18일 광주지방법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 6월, 1931년 6월 13일 대구복심법원의 2심 재판에서 최종적으로 징역 1년의 판결을 받았다. 1990년에 애족장을 받은 김남철 씨의 공훈록에 정씨와 함께 광주지역의 항일학생비밀결사인 독서회 모임을 조직하였다는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는 점에서 진실화해위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