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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원전화재 9건 중 5건 영광 한빛원전서 발생
신고도 안 하는 등 대응 부실
신고 시간 1분~37분 제각각
화재징후 소방서 신고 규정 없어
김상희 의원 “신고 의무화 필요”
2021년 10월 06일(수) 19:40
영광 한빛원전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부실시공과 무자격자에 의한 부실 정비·규제 당국의 느슨한 지도 감독에 더불어 원전에서의 화재가 원전 안전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5년간 영광 한빛원전을 비롯한 국내 원전 5곳에서 9건의 화재 관련 사건이 발생했으나 관할 소방서 신고 시간 차이가 최소 1분, 최대 37분까지 벌어졌고 일부 사건은 외부 소방서에 신고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1986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에서 볼 수 있듯이 원전 사고는 다른 사고와 달리 피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규제 강화와 함께 원전사업자에 대한 엄격한 지도 감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김상희 국회부의장(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경기 부천병)이 한국수력원자력(원전사업자, 한수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이 원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한 최근 5년간 화재 관련 사건은 모두 9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9건 가운데 5건은 광주에서 차량으로 50분 거리에 있는 영광 한빛원전에 집중됐다.

화재 관련 사건 9건 중 외부 소방서에 신고가 이뤄진 8건의 경우 자체소방대 출동요청시간과 관할 소방서 신고시간 차이가 최소 1분, 최대 37분까지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각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특히 원전 자체 소방대 출동 요청시간과 외부 소방서 신고 시간 차이가 37분이나 났던 시설은 영광 한빛원전으로 드러났다. 영광 한빛원전에는 모두 6기(基)의 원전이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먼저 건설된 제1호기 원자로 건물 냉각재 배관 보온재에서 지난 2019년 3월 9일 새벽 2시 20분 연기와 불꽃이 발생했다. 그런데 원전사업자 측은 자체 소방대엔 1분만인 새벽 2시 21분 신고했고 영광 소방서에는 37분이 지난 새벽 2시 58분에서야 화재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관할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은 2018년 월성4호기 ‘감속재 상층기체계통 산소 주입 중 불꽃 발생’ 사건의 경우, 당시 매뉴얼은 원전 화재 발생 시 초동 및 자체소방대에 의해 초기 진압이 실패한 경우에만 관할 소방서에 출동요청 및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별도 조치가 없었다고 한수원은 의원실에 보고했다. 한수원 측은 “현행 규정은 감지기 작동, 연기, 타는 냄새 등의 화재징후가 있는 경우 즉시 자체소방대에 출동지시를 하고, 실제 화재의 경우에만 외부 관할 소방서에 지체 없이 연락하여 출동을 요청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고 한다.

이에 김상희 부의장은 “화재징후와 실제 화재는 한 끗 차이”라며 “대형화재의 시작은 작은 화재징후에서부터 비롯된다. 특히 원전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한수원의 현행 규정은 화재 관련 대응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부 소방서 신고시간이 늦어지다 보니, 관할 소방서 인력의 현장 도착 시간도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생했던 신고리 4호기 화재사건 역시 ‘외부 소방서에 대한 늦은 신고조치’, ‘외부 소방인력 출입에 관한 매뉴얼 미흡’으로 소방관의 현장 도착 시간이 늦어진 것으로 보고됐다.

김상희 부의장은 “신고리 4호기 화재사건 당시, 화재 인지와 동시에 외부소방대에 즉시 신고해야 함에도, 자체 소방대보다 외부 관할 소방서 신고가 15분 지연된 것으로 확인되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실제 화재뿐만 아니라 화재징후에 대해서도 원전 자체소방대와 외부 관할 소방서 동시 신고를 의무화하고, 외부 소방인력 출동상황에는 원자력발전소 출입을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