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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지역민에게 줄 수 있는 선물, 도서관
도서관 민주주의
현진권 지음
2021년 10월 03일(일) 15:00
“도서관과 민주주주의는 같이 간다.” 전 미국 국무부장관 힐러리 클린턴의 말이다. 도대체 도서관과 정치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다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년 봄에는 대선과 지자체 선거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거의 매년 정치 시즌일정도로 정치가 과잉돼 있다. 늘 선거가 있었고, 정치는 술자리나 밥상 위에 오르는 흔한 소재였다.

앞서 언급한 힐러리 주장과 궤를 같이 하는 말이 있다. “도서관을 모르면 정치도 할 수 없다”는 말이 그것이다. 현진권 국회 도서관장이 발간한 ‘도서관 민주주의’는 정치와 민주주의, 경제의 시각으로 도서관 진화를 분석한 책이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도세권’은 낯선 용어가 아니다. 역세권, 숲세권처럼 좋은 도서관이 있는 지역에 대한 선호를 일컫는 말이다. 사실 도서관은 삶의 핵심 문화공간 가운데 하나다. 단순히 책을 읽거나 도서를 빌리는 장소적 측면뿐 아니다. 문화와 예술, 체험과 교육, 교유와 만남, 융합과 확장 등 도서관의 기능은 무한대로 넓어지고 있다.

저자는 지난 2019년 국회도서관장에 취임한 이후 업무상 전국 도서관을 다녔다. 당시 마음을 사로잡은 도서관들은 ‘공공도서관’이었다.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와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역임한 저자에게 ‘도서관 민주주의’는 낯선 개념이 아니다.

실제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지자체단체장에게 도서관은 ‘핵심 지역사업’ 가운데 하나다. ‘왜 우리 동네에 도서관이 없느냐’는 불만을 지나쳤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도서관이 필수 경쟁 아이템인 것은 그러한 측면 때문이다.

저자는 좋은 도서관에는 공통의 키워드가 있다고 본다. ‘철학’과 ‘개성’이 그것.

남양주시에는 이석영 뉴미디어 도서관이 있다. 이석영은 일제 치하 독립운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혹자는 역사 중심 도서관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청소년을 위한 음악과 뉴미디어를 특화한 공공도서관이다. 남양주시 화도읍은 청소년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다. 모든 시설이 청소년에 특화돼 있다.

“규율과 질서에 익숙한 공간이 아닌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로비에는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놓여 있고, 언제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계단형 좌석은 자유로운 공연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원 광교푸른숲 도서관에는 숲속에 개별 오두막 열람실이 있다. <광교푸른숲 도서관 제공>
수원의 광교푸른숲 도서관은 자연 속에 있는 도서관 개념이다. “자연 치유와 웰빙에 특화된” 공간이다. 이곳은 주거와 자연 공원, 도서관이라는 서로 다른 공간을 하나의 맥으로 연계했다. 숲에 개별 독서 오두막을 만들어 자연에서 도서 체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윤동주를 기념하는 도서관도 있다. ‘서울시 은평구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이 그것. 윤동주가 연세대 출신이며, 연세대는 은평구에 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도서관은 “내를 건너서 숲으로 가는 도서관을 사용하면서” 문학적 감수성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모든 건 생각의 경쟁이다. 도서관 경쟁은 생각의 경쟁”이라며 “지역마다 특화된 새로운 모습의 도서관이 탄생한다고 생각해보자. 그것이 바로 좋은 정치가 지역민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강조한다.

<살림·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