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로 돌아 갈까?-게일 콜드웰 지음·이승민 옮김
가족보다 가까운 소울 메이트의 7년 우정과 애도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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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야기다. 나에게 한 친구가 있었고, 우리는 모든 것을 함께했다. 그러다 친구가 죽었고, 그래서 우리는 그것도 함께였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되는 책은 소울메이트가 돼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기쁨과 슬픔, 위로를 주고받았던 어떤 두 사람의 우정과 애도의 연대기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명랑한 은둔자’, ‘욕구들’의 작가 캐럴라인 냅과 문학평론가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게일 콜드웰.
책은 ‘남겨진’ 게일 콜드웰이 집필했다. 책 제목 ‘먼길로 돌아갈까?’는 하루가 이대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날이면 누군가가 말하곤 했던 “집까지 먼길로 돌아갈까?”에서 가져왔다. 그 말속엔 “좀 슬렁슬렁 가보자, 시간이 천천히 흐르도록, 지금이 조금 더 길어지도록”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책은 발간 당시 ‘타임’ 선정 ‘올해의 논픽션’, ‘O: 오프라 매거진’ 선정 ‘올해의 책’ 등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소개 후 절판됐다 이번에 한국어판 저자 서문과 번역을 다듬어 새롭게 출간됐다.
책에서는 “따로 있을 때는 겁에 질린 술꾼이자 야심찬 작가이며 애견인”이던 두 사람이 가족보다, 때로는 연인보다 가까운 관계를 맺고 특별한 마음을 나누었던 7년의 기억과 예기치 못한 상실과 그 이후의 시간을 온몸으로 견뎌낸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두 사람을 맺어준 것은 ‘개’였다. 문인들 모임에서의 어색한 첫 인사가 있고 몇 년 뒤, 우연히 개를 데리고 산책하다 만난 두 사람은 호감을 갖게 되고 이후 게일의 개 ‘클레먼타인’과 캐럴라인의 개 ‘루실’까지 넷이 하는 산책이 그들의 일과로 자리잡았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반려견과 단순한 언어로 소통하며 온종일 침묵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은 이후 숲속과 들판, 해변에서 끝없이 대화를 하며 걷고 또 걸었고, 강으로 나가 노를 저으며 로잉(Rowing)을 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관계가 주는 따스함과 홀로 남겨지는 자유로움” 모두를 누리며 서로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함께 지낸 날들은 지난날의 경험을 나누고 위로를 주고받는 시간이었으며, 자신을 지키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저자는 캐럴라인이 비소세포성 선암 4기 진단을 받은 지 7주만인 2002년 6월 삶을 마감하고, 그로부터 6년 뒤 ‘클레먼타인’도 세상을 뜨자 ‘두 죽음’을 통해 중요한 것은 “인생의 근본적인 슬픔속으로 곤두박질치지 말고, 서서히 나의 남은 나를 규정하리라 지레짐작하지도 말고 그저 그 슬픔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황선우 작가는 ‘좋은 친구를 가져본 사람, 꿈꾸는 사람, 잃어본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는 추천사를 썼다.
<문학동네·1만5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이런 문장으로 시작되는 책은 소울메이트가 돼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기쁨과 슬픔, 위로를 주고받았던 어떤 두 사람의 우정과 애도의 연대기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명랑한 은둔자’, ‘욕구들’의 작가 캐럴라인 냅과 문학평론가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게일 콜드웰.
책은 발간 당시 ‘타임’ 선정 ‘올해의 논픽션’, ‘O: 오프라 매거진’ 선정 ‘올해의 책’ 등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소개 후 절판됐다 이번에 한국어판 저자 서문과 번역을 다듬어 새롭게 출간됐다.
두 사람을 맺어준 것은 ‘개’였다. 문인들 모임에서의 어색한 첫 인사가 있고 몇 년 뒤, 우연히 개를 데리고 산책하다 만난 두 사람은 호감을 갖게 되고 이후 게일의 개 ‘클레먼타인’과 캐럴라인의 개 ‘루실’까지 넷이 하는 산책이 그들의 일과로 자리잡았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반려견과 단순한 언어로 소통하며 온종일 침묵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은 이후 숲속과 들판, 해변에서 끝없이 대화를 하며 걷고 또 걸었고, 강으로 나가 노를 저으며 로잉(Rowing)을 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관계가 주는 따스함과 홀로 남겨지는 자유로움” 모두를 누리며 서로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함께 지낸 날들은 지난날의 경험을 나누고 위로를 주고받는 시간이었으며, 자신을 지키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저자는 캐럴라인이 비소세포성 선암 4기 진단을 받은 지 7주만인 2002년 6월 삶을 마감하고, 그로부터 6년 뒤 ‘클레먼타인’도 세상을 뜨자 ‘두 죽음’을 통해 중요한 것은 “인생의 근본적인 슬픔속으로 곤두박질치지 말고, 서서히 나의 남은 나를 규정하리라 지레짐작하지도 말고 그저 그 슬픔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황선우 작가는 ‘좋은 친구를 가져본 사람, 꿈꾸는 사람, 잃어본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는 추천사를 썼다.
<문학동네·1만5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