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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파리에, 심장은 폴란드에…파란만장 쇼팽의 삶과 음악
쇼팽의 낭만시대
송동섭 지음
2021년 09월 26일(일) 11:00
5년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쇼팽국제피아노 콩쿠르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경연이다. 우리에게는 5년 전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우승하면서 더욱 친숙해졌고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과 ‘스케르초’를 담은 조성진의 최근 앨범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생전에 200곡이 넘는 피아노 곡을 작곡한 쇼팽(1910~1849)은 흔히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린다. 특히 우수어린 그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많다.

쇼팽과 그가 교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의 삶과 음악, 그 시대의 흥미로운 현장을 만나보는 책이 나왔다. 클래식 전공자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클래식음악에 심취해온 송동섭 음악연구소 크로매틱스케일 소장이 쓴 ‘쇼팽의 낭만시대’다.

폴란드에서 태어났지만 작품 활동 시기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냈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쇼팽은 리스트 등 음악가들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사귀며 영향을 주고받았다. 특히 연상의 이혼녀 조르주 상드와의 만남은 40년 남짓이었던 그의 인생과 음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일간지에 1년 넘게 연재했던 글을 다듬어 펴낸 책은 쇼팽의 삶과 음악을 촘촘히 다루고 있다. 쇼팽이 활동하던 시기는 피아노가 개량을 거듭해 악기 중의 악기로 널리 보급된 시기였고, 정치적으로는 유럽 전체가 혁명의 시대였으며 약소 민족과 국가들도 정체성을 자각하던 시점이었다. 음악 부분에서는 기존의 틀과 속박을 깨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낭만주의 물결이 넘치던 시대였고, 쇼팽은 리스트, 멘델스존 등과 함께 그 전위에 섰다.

저자는 특히 쇼팽과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에 주목한다. 물론 그 중심은 조르주 상드다. 남편과 아이를 두고 파리로 와 베스트셀러가 된 상드는 자유분방한 연애로 유명했고 스물 여섯의 쇼팽은 여섯 살 연상의 상드와 사랑에 빠진다. 애증이 점철된 9년여의 세월은 쇼팽 삶과 음악의 모든 것이었고 숱한 명곡들이 탄생했다.

또 열정적인 쇼팽의 모습을 그렸던 유명 화가 들라크루아는 쇼팽이 죽을 때까지 그의 곁을 지켰고 시인 하이네는 쇼팽과 마음이 통하는 사이였다. 또 피아니스트로 당대의 라이벌이기도 했던 리스트와의 인연도 흥미롭다.

쇼팽의 조국 폴란드 사랑은 유명하다. 그가 바르샤바를 떠날 때 친구들은 어디가도 조국을 잊지 말라며 폴란드 흙이 담긴 은잔을 선물했고, 그 흙은 훗날 장례식에서 그의 무덤 위에 뿌려진다. 정치적 혼란에 빠졌던 조국에 힘이 되고자 폴란드 민속음악에 바탕을 둔 여러곡의 ‘폴로네즈’와 ‘마주르카’를 작곡했고, 이 음악들은 그의 시그니처가 됐다. 쇼팽은 파리에서 사망했고, 그의 무덤은 파리에 있지만 그의 심장만은 조국 폴란드 바르샤바 성십자가 성당에 안치돼 있다.

<뮤진트리·2만2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