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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의 지하벙커’ 문화전당, 지역과 협력해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환골탈태’ 시급하다 <2> 시스템 통한 문화협치를]
콘텐츠·전시·공연 등 문화사업
광주 예술계·시민사회와 협력
지역 문화인재 양성에도 나서야
2021년 09월 09일(목) 00:00
국립아시아문화전당/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국내 최대 융복합 문화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이 출범 6년여 만에 다시 ‘변화’라는 파고에 직면했다. 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특법 개정안)에 따라 아시아문화원을 흡수·통합해 하나의 조직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또 다른 전환기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동안 제기돼왔던 이원화 체제로 인한 운영의 갈등, 콘텐츠 부실 등은 향후 통합을 계기로 안정적인 조직 구축과 더불어 전당 정상화·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화전당의 시스템 혁신을 전제로 한 문화협치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이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핵심 과제인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예술 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 문화교류도시로서의 역량 및 위상 강화 등 4대 역점 과제의 성공적인 수행과 맞물려 있는 지점이다.

지역협력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당위성에 밀려 의례적인 방편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까지 문화전당은 ‘폐쇄적이며 불편한 공간’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뒤따랐다. 외관상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공간적 특성도 한 이유지만 그보다 지역과의 협력과 소통의 관점에서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지역에서는 문화전당을 ‘불통의 지하벙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지역사회와 예술계, 시민사회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문화전당이 문화발전소라는 비전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역 관심과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소통부재 개선은 인식이 바뀌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을 통해 보완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 한 예술인은 “문화전당이 광주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도시에 있기 때문에 지역과 연대·소통은 필수”라며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을 통해 세계적 흐름과 지역 콘텐츠가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낳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과 창출이 수반되는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예를 들어 지역 내 문화인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문화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 등과 실질적인 공유를 매개로 성과를 견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기곤 광주전남연구원 지역공동체문화연구실장은 “사실상 지금까지는 기관 대 기관의 협력, 협력 창구를 위한 협력 창구의 형식적 성격이 강했지 실질적 성과가 수반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못했다”며 “5·18과 같은 주제 외에도 지역사회 주제와 범위, 주체 등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전당의 지역사회 협력에 대한 관점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롭게 출범하는 조직의 내부적인 리더십이 작동해야 향후 콘텐츠, 일자리 등 문화적 창출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나 예술인들도 문화전당에 비판과 문제제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문화콘텐츠 질을 높이고 문화역량을 높이는 것은 일차적으로 지역예술인들의 책임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추진체계상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이므로 시민사회, 예술인, 행정이 함께 소통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이원화 체제로 문화전당이 정책과 교류사업을, 아시아문화원이 콘텐츠 창제작과 전시, 공연, 교육 등을 맡았다. 그나마 이전 정부에 비해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민주평화교류센터 내 지역협력팀을 둬 협력과 소통을 담당했지만 생각만큼 원활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41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 기간에 오월 정신을 ‘검열·훼손하는’ 행위가 발생해 논란이 일었던 것은 표현의 자유 등에 대한 안일한 태도도 원인이지만 지역과의 면밀한 소통과 신뢰의 부족에서 기인한 점도 크다.

이기훈 지역문화교류재단이사는 “문화전당의 설립 근거가 5월 정신의 상징인 옛 전남도청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콘텐츠 생산 등과 연계해 일정 부분 문화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협력은 수사가 아닌 실천이 담보돼야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