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역술적 판단
2021년 09월 06일(월) 05:00
정치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을까. 그래서 정치는 가장 고난도의 직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나라를 이끌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와 함께 지금 국민의 마음이 어떤지,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지, 그 마음을 어떻게 얻어야 할지, 다양한 해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에게 직접 물어보는 ‘여론조사’ 결과는 물론 정치평론가나 컨설턴트의 전문적인 의견, 그리고 역술가나 점술가의 ‘신통한’ 예언과 조언들도 신문 방송, SNS, 각종 지라시 등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다양한 해설과 의견이 활발히 유통되는 것은 정치에서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워낙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기도 하거니와 그 과정에는 거의 무한하다고 할 정도로 변수가 많다. 그런 만큼 출사표를 던진 이들로서는 복잡다단한 정세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 주는 조언이 절실하기 때문일 터다.

국내 정치권 최고의 전략가로 꼽히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야권 지지율 1위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이 최근 유명 역술인과 만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물론 ‘첨단 과학의 시대에 무슨 역술가냐?’라고 할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천변만화한 국내 정세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역술가나 점술가의 경우 ‘주역을 비롯해 천문·지리·인사 등을 다루는 명리학’ 또는 ‘정해진 운명’이라는 이질적 프레임을 통해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평가는 또 결전을 앞둔 후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확신을 심어 주는 부수적 효과도 있을 것이다.

역술이나 사주 및 점을 받아들이거나 배척하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른 것일 터다. 하지만 다소 낯선 언어와 논리로 전개되는 이들의 분석 역시 ‘현재를 분석해 미래를 전망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는 마찬가지다.

/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