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퇴후 지지율 폭등…여권 당혹 야권 흥분
민주당 “반기문처럼 곧 사라질 것”
與 대권주자들 “상황 더 지켜봐야”
국민의힘 “이제야 해 볼만…” 들썩
김종인 “별의 순간 잡은 것 같다”
야권 합류냐 신당이냐 정치권 촉각
與 대권주자들 “상황 더 지켜봐야”
국민의힘 “이제야 해 볼만…” 들썩
김종인 “별의 순간 잡은 것 같다”
야권 합류냐 신당이냐 정치권 촉각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를 보인 반면, 국민의힘은 반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전 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그야말로 폭등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그 의미를 깎아 내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혹감 속에서 여론 흐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청래 의원은 SNS에 “한때 반짝 지지율 1위였던 고건도 갔고, 김무성도 갔고, 반기문도 훅 갔다”며 “윤석열의 반짝 지지율 1위는 조만간 가뭇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도토리로 만들다가 반기문처럼 사라지거나 제3지대에 머물며 안철수처럼 국민의힘을 괴롭히는 일”이라며 “윤석열의 등장이 국민의힘에는 재앙이 됐다”고 적었다.
강훈식 의원은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대해 “이후에는 등락이 굉장히 오르내릴 가능성이 많다”며 “현 기득권에 대항해 싸우는 포지셔닝으로 얻는 포인트가 있다면, 본인을 검증하며 떨어지는 것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최고위원은 “컨벤션 효과”라며 “원래 정치권 밖에 있으면 지지율이 높고 안에 들어오면 정상화되며 바뀐다. 남아 있는 고비가 많다”고 언급했다.
4·7 재보선을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신도시 투기 등으로 이미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을 매개로 정권 견제론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4일 전격적으로 사퇴했을 때 “찻잔 속 태풍”, “이제 일개 정치인에 불과하다”며 대권주자로서 경쟁력에 의문을 표했다.그러나 막상 사퇴 나흘 만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수직으로 상승하자 적잖이 당황한 기류도 감지된다.
여권의 대권주자들도 ‘윤석열 현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한 자릿수로 떨어진 지지율이 하루아침에 30% 안팎으로 치솟은 ‘통계’를 통해 윤 전 총장의 막강한 잠재력이 확인된 만큼 대권 구도의 ‘상수’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독 선두를 지켜온 이재명 경기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지율은 언제든 변동하는 것”이라면서도 “오늘 조사에선 여권 지지층에 변화가 없었는데, 여권 지지층 내에서의 이동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에서는 과거 야권 주자가 부각될수록 여권이 1위 후보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났던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지사가 그동안 ‘윤석열 이슈’와 거리를 둬왔기에, 이번 계기에 윤 전 총장과 본격 각을 세울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낙연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단기적 현상일 수도 있고, 좀 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언급을 아꼈다. 이 대표로선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양자 구도가 선명해진다면 존재감이 희미해질 우려가 있다. LH 사건에 따른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 영향이 이 대표 개인 지지율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반면 야권은 “윤풍(윤석열 바람)이 불어닥쳤다”, “이제야 해볼 만하다”는 말이 오가는 등 온종일 들썩였다. 꺼질 것 같았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전격 사퇴 직후 30% 안팎으로 튀어 오르자 정권탈환에 대한 기대감이 급속도로 퍼진 것이다. 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면서도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선 ‘이재명-이낙연’에 밀려 5%를 넘는 주자들조차 보기 드물었던 게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이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살아가는 과정에 별의 순간은 한 번밖에 안 온다”며 윤 전 총장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야권으로 편입된 윤 전 총장이 자기 나름의 목소리를 내면 그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당장 정치에 투신하거나, 공개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정권 비리 수사나 자신의 사퇴 배경에 대한 순수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를 시작하더라도 국민의힘과는 거리를 둔 채 당분간 외곽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면서 4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요동치는 정치권의 상황을 보면서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돌을 놓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보선이 끝나면 아주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우리나라 정치 시스템 자체가 뒤흔들릴 수도 있다”며 “윤 전 총장이 어떤 정치적 역량을 가졌느냐에 따라 그 중심에 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당내에선 윤 전 총장이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비슷한 행로를 걸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계 엘리트 출신인 자신을 경제산업부 장관까지 시켜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집권 사회당에 결별을 선언하고 탈당한 마크롱은 의석 하나 없는 중도 신당(앙마르슈)을 만들고 바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윤석열 대망론’을 주창해 온 정진석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은 국민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고, 이제 혼자선 못 내린다”고 표현했다. 정계 진출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에 응답해야 한다”며 “그 시점이 너무 오래 걸려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광록 기자 kroh@·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전 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그야말로 폭등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그 의미를 깎아 내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혹감 속에서 여론 흐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도토리로 만들다가 반기문처럼 사라지거나 제3지대에 머물며 안철수처럼 국민의힘을 괴롭히는 일”이라며 “윤석열의 등장이 국민의힘에는 재앙이 됐다”고 적었다.
강훈식 의원은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대해 “이후에는 등락이 굉장히 오르내릴 가능성이 많다”며 “현 기득권에 대항해 싸우는 포지셔닝으로 얻는 포인트가 있다면, 본인을 검증하며 떨어지는 것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7 재보선을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신도시 투기 등으로 이미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을 매개로 정권 견제론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4일 전격적으로 사퇴했을 때 “찻잔 속 태풍”, “이제 일개 정치인에 불과하다”며 대권주자로서 경쟁력에 의문을 표했다.그러나 막상 사퇴 나흘 만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수직으로 상승하자 적잖이 당황한 기류도 감지된다.
여권의 대권주자들도 ‘윤석열 현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한 자릿수로 떨어진 지지율이 하루아침에 30% 안팎으로 치솟은 ‘통계’를 통해 윤 전 총장의 막강한 잠재력이 확인된 만큼 대권 구도의 ‘상수’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독 선두를 지켜온 이재명 경기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지율은 언제든 변동하는 것”이라면서도 “오늘 조사에선 여권 지지층에 변화가 없었는데, 여권 지지층 내에서의 이동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에서는 과거 야권 주자가 부각될수록 여권이 1위 후보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났던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지사가 그동안 ‘윤석열 이슈’와 거리를 둬왔기에, 이번 계기에 윤 전 총장과 본격 각을 세울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낙연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단기적 현상일 수도 있고, 좀 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언급을 아꼈다. 이 대표로선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양자 구도가 선명해진다면 존재감이 희미해질 우려가 있다. LH 사건에 따른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 영향이 이 대표 개인 지지율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반면 야권은 “윤풍(윤석열 바람)이 불어닥쳤다”, “이제야 해볼 만하다”는 말이 오가는 등 온종일 들썩였다. 꺼질 것 같았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전격 사퇴 직후 30% 안팎으로 튀어 오르자 정권탈환에 대한 기대감이 급속도로 퍼진 것이다. 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면서도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선 ‘이재명-이낙연’에 밀려 5%를 넘는 주자들조차 보기 드물었던 게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이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살아가는 과정에 별의 순간은 한 번밖에 안 온다”며 윤 전 총장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야권으로 편입된 윤 전 총장이 자기 나름의 목소리를 내면 그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당장 정치에 투신하거나, 공개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정권 비리 수사나 자신의 사퇴 배경에 대한 순수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를 시작하더라도 국민의힘과는 거리를 둔 채 당분간 외곽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면서 4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요동치는 정치권의 상황을 보면서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돌을 놓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보선이 끝나면 아주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우리나라 정치 시스템 자체가 뒤흔들릴 수도 있다”며 “윤 전 총장이 어떤 정치적 역량을 가졌느냐에 따라 그 중심에 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당내에선 윤 전 총장이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비슷한 행로를 걸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계 엘리트 출신인 자신을 경제산업부 장관까지 시켜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집권 사회당에 결별을 선언하고 탈당한 마크롱은 의석 하나 없는 중도 신당(앙마르슈)을 만들고 바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윤석열 대망론’을 주창해 온 정진석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은 국민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고, 이제 혼자선 못 내린다”고 표현했다. 정계 진출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에 응답해야 한다”며 “그 시점이 너무 오래 걸려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광록 기자 kroh@·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