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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여순사건특별법 반대 입장 철회
법안소위 논의… 20년 만에 결실 기대감
소병철 의원 끈질긴 노력에 “입법 사안” 첫 입장 밝혀
2021년 03월 03일(수) 19:20
‘국가권력이 빚은 시대의 아픔’ 여순사건의 상처를 치유하는 토대를 만드는 여순사건특별법이 3일 행안부 법안소위에서 첫 논의됐다. 특히 “특별법 제정은 후순위”라는 입장이었던 행안부가 기존의 반대 입장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첫 법안 발의 이후 20년만에 빛을 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3일 국회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행안부는 “사건의 상징성 및 희생 규모, 희생자·유족의 의사, 타 사건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 고려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다”는 입장을 밝혔다.행안부의 이같은 발표는 지난달 22일 소위에서 밝힌 “과거사정리법상의 진화위에서 먼저 진실규명을 실시하고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특별법 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로써 여순사건 발생 72년 만인 지난해 12월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여순사건특별법에 대한 공청회가 열린 데 이어 행안부가 기존 입장을 변경하면서 법 제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순사건은 제주 4ㆍ3 사건과 함께 한국전쟁 전 발발한 대표적 민간인 희생 사건이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왜곡된 한국 현대사로 기록돼 있는 만큼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006년 과거사 진실ㆍ화해를 위한 정립위원회에서 여순사건을 역사적으로 중요사건으로 의결하고 진실규명 작업을 했지만 보고된 1만1131명 인명 피해 중 실제 진상규명은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지역간 의견 충돌과 국회의 무관심 속에서 번번히 법안 제정이 미뤄지고 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16대 국회 때인 2001년 처음 발의됐고 이후 18·19·20대 국회에서 연이어 발의됐지만,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행안부가 공식으로 반대 입장을 철회하게 된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의 끈질긴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소 의원은 여야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고, 여순사건유족연합회와 긴밀하게 협의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소 의원은 “16대 국회에서부터 네 차례 발의가 됐는데, 이제야 결실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남았지만 마침내 긴 여정의 끝이 보인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