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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차선이 보이나요? 자율주행차가 달립니다!
성큼 다가온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
광주 수완지구·평동역 일대에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 지정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특례’ 적용받아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
자율주행차가 운전자 대체하려면 인식·판단·제어 3단계 가능해야
한국의 자율주행차 수준은 ‘레벨 3’ 고속도로 등 특정구간에서 주행
자율주행차 앞으로의 과제는 사고책임 윤리적 문제까지 고민
2020년 12월 15일(화) 17:40
지난 10월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자율주행모빌리티쇼에서 행사관계자들이 ‘자율주행 제로셔틀’ 시승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광주시에 ‘보라색 줄’이 그어진 도로가 등장했다.

광산구 수완지구와 평동산단 평동역 일대가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 지구로 지정되면서 생긴 자율주행 전용도로다. 이 도로는 현행 법규보다 완화된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특례’를 적용받아 자율주행 자동차를 시험하기 좋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테슬라’, 구글 ‘웨이모’(Waymo), 중국 알리바바그룹 ‘오토X’, 자율주행 배송 로봇 스타트업 ‘뉴로’, 아마존이 인수한 스타트업 ‘죽스’ 등 세계 정보통신(IT) 기업들은 연일 새로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 초 1조여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틀을 닦겠다고 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산업의 기술적인 혁신뿐 아니라 교통사고 등 사회적 문제도 해결해주는 ‘꿈의 기술’이다.

예컨대 미국 월가에서는 구글 ‘웨이모’의 상용 자율차 서비스가 안착할 경우 웨이모의 기업 시장가치가 500억달러(약 54조원)에서 최대 1750억달러(약 19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자율주행차가 운전자를 오롯이 대체하려면 인식·판단·제어 3가지 단계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카메라, 레이더 등을 활용해 주변 상황·정보를 받아들이고(인식), 가장 이상적인 주행 전략을 결정하고(판단), 엔진과 주행 방향 등을 조절해 직접 운전을 수행한다(제어). 이를 위해서는 센서 기술과 차량-차량 통신 기술, 차량-인프라 통신 기술, 이들 정보를 종합할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성능 기준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분류에 따라 6가지 단계(레벨)로 나뉜다.

0~2단계는 각각 비자동화, 운전자 보조, 부분 자동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자동차 시스템이 운전을 돕는 보조 역할에 그친다. 운전자가 변수 감지·주행 책임을 갖고 있어 지속적으로 운전 상황을 보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자동 속도 조절 장치), ‘차선 이탈 보조’ 등 기술이 이에 해당한다.

3~5단계부터는 컴퓨터가 주체적인 운전을 할 수 있고, 운전자가 보조 역할이 된다. 레벨 3은 조건부 자동화(Partial Automation) 단계로, 고속도로 등 특정 구간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건 레벨 4, 고도 자동화(High Automation) 단계부터다. 차량이 스스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주행하며, 주행에 대한 책임이 모두 시스템에 있다.

레벨 5, 완전 자동화(High Automation) 단계가 되면 자율주행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목적지만 입력해 두면 다른 제어를 하지 않더라도 차량이 조향·가속 등 모든 주행을 할 수 있다.

국내 업체 ‘언맨드솔루션’이 개발한 자율 주행 차량.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기술은 레벨 3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세종시 간선급행버스(BRT) 노선 6㎞ 구간에서 레벨 3 수준 자율주행 대형 전기버스를 시험 운행했다.

법률·제도 정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자동차로유지기능을 탑재한 레벨3 자율주행차 출시·판매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안전기준을 도입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는 레벨 4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GM 자회사인 크루즈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레벨 4 자율주행차를 시험 주행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는 ‘이스케이프’ 차량으로 자율주행 4단계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독일 폭스바겐 그룹도 자회사 ‘폭스바겐 오토노미’를 설립, AI 기술을 활용해 4단계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숙제도 남았다.

자율주행차는 단순 기술 개발 외에도 윤리적 문제까지 고민해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운전 주체가 되므로, 사고가 날 경우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등이 모호하다.

지난 2016년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대 장 프랑수아 보네폰, 미국 오리건대 아짐 샤리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이야드 라흐완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 ‘자율주행차들의 사회적 딜레마’도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은 논문에서 “교통사고가 나기 직전, 방향을 돌리면 내가 죽고 돌리지 않으면 보행자가 죽는다. 보행자는 한 명이 아니고 10명일 수도 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는 자율주행차를 구입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남겼다.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운전자를 희생하는)’ 차를 원하면서도, 자신이 구입할 차량으로는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차를 원한다고 결론이 났다. 라흐완은 특히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하는 쪽을 의무하도록 규제할 경우, 자율주행차를 구입하려는 이가 없어 기술 보급도 늦어질 것으로 봤다.

자율주행차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사회적 논의까지 건너야 할 강이 많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IT기업들의 투자와 최근 크게 발전한 첨단 IT기술을 양분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기술 완성은 물론 상용화까지 머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자율주행차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