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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 오방용 대표 “31년 ‘27만1560시간’ 초침처럼 쉼 없이 왔죠”
[충장로 오래된 가게의 재발견] (4) 충장로 5가 시계 전문점 T&T 오방용 대표
시계 영업으로 업계 입문…성실·근면으로 한 우물
IMF 때 위기 패션시계로 대박…장남 정훈 씨 가업 이어
2020년 11월 27일(금) 07:00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시간을 매우 귀중하게 생각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하루를 25시간 삼아 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분초를 다퉈가며 일상을 영위하기도 하지요.”

충장로 5가에 자리한 시계 전문점 ‘T&T’ 오방용(60) 대표. 화순 출신인 그는 첫 만남에 시간의 중요성을 말했다. 80년대 후반부터 시계 관련 일을 해왔던 터라, 누구보다 시간의 소중함을 인식했다.

기자는 오 대표와의 인터뷰 약속을 하면서 T&T라는 상호가 매우 이색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폭발성 화학 물질인 ‘TNT’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들 상호를 들으면 그렇게 생각한다”는 오 대표의 말에는 그만큼 이름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T&T는 Time & Tide의 약자입니다. 시간 그리고 조류이라는 뜻이죠. 한마디로 시간의 역사, 시간의 흐름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지요.”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상호에는 그런 깊은 의미가 깃들어 있다. 오 대표가 얼마나 시간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장에는 어림잡아 수백 개의 시계가 진열돼 있다. 각양각색의 시계는 저마다 오 대표가 강조한 것처럼 시간의 의미와 가치를 웅변하고 있는 듯하다. 널찍해 보이는 매장은 첫눈에도 산뜻하고 쾌적한 분위기가 흘렀다. 지금의 자리로 이사를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디스플레이가 주는 효과인 듯 했다.

그가 시계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89년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신문에 나온 모집광고를 본 것이 오늘의 그의 삶을 결정했다.

“당시 오리엔트, 삼성, 아남 등 세 곳이 3대 메이커였어요. 면접을 통해 아남 광주 영업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제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열심히 현장을 뛰었어요.”

그는 손목시계 영업으로는 “전국 최초로 자가 운전을 하며 영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남보다 먼저 출근하는 것은 기본이고 “소매점포가 문 닫기 직전까지”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IMF를 계기로 그의 삶도 급전직하한다. 당시 빚이 10억 가까이 달했다고 한다. 오 대표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부정적인 생각도 했었다”며 “그럼에도 숨거나 피하지 않고 빚을 갚아 나갔고 2002년도에 빚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MF 이후 시계 분야 유통 구조도 점차 바뀌게 된다. 당시 선물코너가 유행하면서 패션 시계도 덩달아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다. 오 대표가 심혈을 기울였던 패션시계가 대박을 치면서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오 대표는 우산 도매 회사인 ‘청우사’를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전국 물류도 함께 병행하기 위한 일환이다. 그는 “거리를 걷다가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우리 제품을 볼 때면 기쁘기도 하고 감사하다”며 웃었다.

현재 그의 장남 정훈(33) 씨가 가업을 잇기 위해 일을 배우고 있다. 모든 아버지가 그렇듯이 그 또한 아들이 자신보다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간만큼 정직한 게 없는 만큼 오늘을 성실하고 근면하게 살면 반드시 아들도 자신만의 꽃을 피울 거라 기대한다.

“시간은 생활 그 자체입니다. 누구나 스케줄에 의해 움직이고 저마다의 삶을 사는 거잖아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소중한 가장 가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영상=김혜림 기자 fingswoma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