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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교정, 예뻐지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2020년 11월 19일(목) 06:00
박 정 회 닥터박플란트치과 원장
40년을 공기업에서 일하시다 작년에 정년 퇴임하신 외삼촌이 올 초 치과에 오셨다. 늦게나마 퇴임을 축하드리고 무슨 일로 치과에 오셨는지 여쭈었다. “평생을 콤플렉스로 안고 살았는데 이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시며 벌어진 윗 앞니 사이를 가리키셨다.

어렸을 때부터 보아 왔고 익숙해서인지 치과의사로서 17년째 진료하고 있는 필자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삼촌은 그동안 그게 신경 쓰여서 크게 웃지도 못하고 긴 세월 입을 가리며 사셨다면서, 지금이라도 공간을 없애고 가지런한 이를 갖고 싶다고 하신 것이다. 죄송한 마음을 뒤로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정중치’(Mesiodens)라고 부르는 정 중앙에 위치한 작은 과잉치가 있어서 두 개의 중절치(가장 큰 앞니)가 붙지 못하고 앞으로 튀어나와 벌어져 있었다.

“교정하시죠” 라는 말에 “이 나이에 무슨” 이라며 손사래를 치셨지만, 아주 간단한 장치만 붙이고 4~5개월이면 치료된다는 설명을 드리니 처음과 달리 밝은 얼굴이 되셨다. 설명 드린대로 가운데 작은 과잉치를 빼내고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 교정 장치를 바로 붙이고 3주에 한 번 정도만 오시도록 했다. 4개월 후 교정 장치를 떼내고 감쪽같이 붙은 앞니를 보시며 이렇게 간단한 것을, 그 긴 세월 끙끙 앓고 산 게 억울하시다며 감사의 악수를 건네셨다.

이와 달리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나이 들수록 앞니가 앞으로 튀어나온다는 환자가 많다. 대부분 아래 앞니는 앞으로 나오며 삐뚤삐뚤해지고, 윗 앞니는 사이가 벌어지면서 앞으로 튀어나온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다. 누구나 겪게 되는 노화 현상이라고 설명하지만 그 속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치아들끼리 닿아 있는 접촉점의 마모가 발생하고, 교합력의 영향으로 치아들이 앞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아치 모양의 균형이 깨진다. 또한 잇몸이 약해져 치아가 움직이는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미리 알고 예방하기가 쉽지 않으며, 사실 매번 환자들에게 설명하기도 길고 어려워 그냥 노화 현상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교정이 필요한 상황이 됐지만 교정 치료는 보통 학생이나 젊을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벌어진 앞니 사이를 그냥 레진으로 메우거나 이를 깎아 씌우는 보철 치료를 하게 된다. 과연 나이가 들면 교정 치료를 할 수 없을까?

나이와 교정 치료의 상관관계가 없지는 않다. 나이가 들수록 치조골의 밀도가 올라가고 교정 치료에 필요한 파골·조골 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져 교정 속도는 느릴 수 밖에 없다. 치주염으로 치조골이 파괴돼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고, 사회생활을 하는 도중에 교정 장치의 부착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금 느리고 불편할 뿐이지 나이가 교정 치료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는 게 학계 정설이다. 그리고 중년 이후의 교정은 어릴 때의 교정과는 다르게 치아 전체의 이동이나 얼굴 모양의 변화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비뚤거리는 앞니를 조금 더 가지런하게 하거나 튀어나온 치아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정도의 부분적인 교정 치료를 원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적절한 장치를 잘 사용할 경우 비교적 짧은 시간에 치료할 수 있다. 치주염이 심하고 흔들리는 치아도 앞니라면 부분 교정으로 제 위치로 옮겨 놓고 고정시켜두거나 추후에 발치하더라도 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더 자연스러운 모양의 잇몸 모양을 갖는 임플란트 보철물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요즘은 크고 부담스러운 장치가 아닌 부분 교정을 위한 잘 보이지 않는 작거나 투명한 교정 장치가 많아 이를 사용하면 짧은 시간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부분 교정이 가능하다.

가지런한 앞니는 나이를 떠나서 그 사람의 인상을 많이 좌지우지하며 더 중요한건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자기의 자신감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자식의 결혼식을 몇 달 앞둔 부모님, 사회생활에서 좀 더 자신감을 갖길 원하는 중장년, 위에서 본 필자 삼촌처럼 잘 보이지 않아도 본인이 느끼기에 불편하고 심지어 콤플렉스로 작용하는 치아라면 가까운 치과를 찾아 상담받길 바란다. 예뻐지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