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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남도 한 바퀴] 장흥 로컬푸드
한우·키조개·표고가 만나 장흥만의 삼합을 탄생시키다
2020년 11월 10일(화) 06:00
예로부터 ‘문림의향’(文林義鄕)으로 불려온 장흥은 ‘정남진’(正南津)이라는 새로운 지역브랜드를 추가했다. 탐진강과 득량만, 제암산·천관산은 장흥의 유구한 문화·역사를 만든 원천이다. 안중근 의사 순국 110주년을 맞아 국내 유일의 안 의사를 모신 해동사(海東祠)와 천관산 억새, 편백나무숲 우드랜드, 토요시장, 먹거리 등 장흥의 매력을 찾아 가을여행에 나선다.

장흥의 청정자연이 키운 한우, 표고버섯, 키조개로 탄생한 ‘장흥삼합’
◇‘장흥삼합’ 탄생시킨 한우와 표고

‘한 번 먹으면 멈출 수 없는 맛’. 장흥 한우삼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장흥의 청정한 자연이 키운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 세가지 특산품이 만나 별미를 탄생시켰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가지 다른 매력의 조합은 최고의 풍미를 자랑한다. 멈출 수 없는 삼합의 매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장흥은 전남 표고버섯 생산지의 중심에 있다. 500여 농가에서 매년 1025t을 생산하는데 건표고는 전남 생산량의 75%, 생표고는 33%를 차지할 정도다. 바닷바람과 탐진강의 아침 안개를 먹고 자라는 덕에 향이 짙고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맛을 자랑한다.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 B와 D 등 영양도 풍부하다. 토종 소나무에서 키우는 옛날 방식 그대로 생산하는 장흥표고는 2006년부터 지리적표시등록(임산물 제2호), 친환경 인증, 국제 유기 입증(USDA, EU, JAS)을 획득하기도 했다.

장흥한우는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한다. 깨끗한 환경과 연중 포근한 기후에서 기르는데다 질 좋은 사료를 먹이는 덕분에 필수지방산 함량이 높고 육질이 부드러워 혀에 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장흥한우는 육회와 구이, 한우삼합으로 즐길 수 있으며 육포로도 즐겨 찾는다. 지방이 적은 장흥한우 우둔살을 넓게 포 떠서 살짝 간을 해 말리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육포가 완성된다.

한우삼합의 마지막 주인공 키조개는 청정 해역 득량만 갯벌이 키우는 해산물이다. 모래가 많은 곳에서 자란 키조개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향이 좋다. 크기도 커서 어른 손바닥만 한 키조개 껍데기를 까면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패주(貝柱·조개 관자)가 나오는데 패주도 유난히 크고 영양이 풍부하다.

키조개에는 철분, 인과 같은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적혈구 생성을 도와 빈혈에 좋다. 아연, 단백질,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혈당의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에 당뇨 환자들이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키조개는 바로 썰어 회로 먹어도 좋고 구워 먹으면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하다.

장흥이 자랑하는 표고버섯과 한우, 키조개가 어우러졌으니 장흥삼합의 맛은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특별한 요리법도 필요없다. 잘 달궈진 불판에 올려 구운 다음 차례로 올려 입에 넣으면 멈출 수 없는 맛에 반할 수 밖에 없다. 소고기는 질겨지면 맛이 떨어지고 키조개도 빨리 익기 때문에 재료를 한꺼번에 불판에 올리지 않고 몇 점씩 구워서 바로바로 먹는게 좋다.

정남진토요시장 일대에 늘어선 식당은 대부분 장흥삼합 전문점이다. 시장에서 장흥한우와 키조개를 사가면 식당에서 별도의 상차림을 받고 표고버섯과 함께 구워 먹을 수 있다. 장흥삼합의 맛을 아는 이들이라면 당장에라도 장흥으로 달려가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다.



장흥에 찬바람이 일기 시작하면 바닷가 마을을 따라 구수한 굴 구이 향기가 피어오른다. 굴구이는 11월말께부터 시작된다. <장흥군 제공>
◇청정 겨울바다의 선물 매생이와 굴

장흥에 겨울이 찾아오면 때를 놓치지 않고 찾아오는 이들이 있다. 청정해역에서 따온 장흥산 석화를 맛보고 싶은 이들이다. 청정 바다를 자랑하는 만큼 해산물이 풍부한 장흥은 특히 늦가을부터 겨울철에는 굴이 많이 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찬바람이 일기 시작하면 바닷가 마을을 따라 구수한 굴 구이 향기가 피어오른다. 대개 11월말께부터 시작되는데 장흥에 사는 주민보다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로 구석진 마을까지 사람들이 북적인다.

굴의 뽀얀 속살을 보고 ‘바다의 우유’라고도 하고 아미노산과 아연이 풍부해 강장제로 제격이니 ‘바다의 인삼’이라고도 부른다. 셀레늄, 철분, 칼슘, 비타민A·D도 풍부하다. 신선한 굴은 회나 구이로 많이 먹고 굴밥과 굴전, 굴무침, 굴김치, 굴장아찌, 굴국밥 등 다양한 요리에도 이용된다.

굴구이는 용산면 남포마을과 관산읍 죽청마을이 유명하다. 죽청해변 인근에는 양식 굴구이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간간이 굴구이 비닐하우스도 만날 수 있다.

‘굴 구워먹는 마을’ 남포에서는 한 달에 1~2차례 물때에 맞춰 채취하는 자연산 굴이 인기다. 매년 11월 말부터 채취를 시작해 3월까지가 제철이다. 남포마을어촌계 굴밭은 여다지 해변이다. 이곳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대부분 햇빛에 노출된 환경에서 성장한다. 바닷물이 빠져 나간 뒤에는 햇볕에 말리고 바람에 씻기고 눈·비를 맞아 맛이 숙성된다. 이곳에서 나는 굴은 ‘참굴’이다. 양식 굴 만큼 크기가 크고 육질이 단단하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에 직화로 구워내는 굴구이는 구수함이 두 배다. 물컹거리는 생굴을 싫어하는 어린 아이들도 불에 구운 굴구이는 좋아한다. 타닥타닥 튀는 불에 직접 구워먹는 굴구이는 장흥에서 즐길 수 있는 또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매생이탕
석화 뿐 아니라 청정 바다를 자랑하는 장흥은 해산물이 풍부하다. 찬바람이 불 때 먹는 뜨끈뜨끈 한 매생이탕도 빼놓을 수 없다. 생김새가 파래와 비슷한 매생이는 깨끗한 바다에서만 자라는 해조류다. 때문에 매생이가 생산되는 바다는 오염되지 않은 청정 바다임이 입증되는 셈이다.

한겨울에 수확하는 매생이는 철분, 칼슘,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조혈 작용을 돕고 골다공증 예방과 콜레스테롤 생성 억제, 면역력 강화 등에 좋다고 알려졌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히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국을 끓이면 구수한 감칠맛이 난다.

겨울이 시작되면 내저마을을 찾아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대덕읍 내저마을은 장흥에서도 품질이 가장 좋은 매생이를 생산하는 곳이다. 마을 앞바다에 촘촘히 꽂힌 매생이 발이 장관이다. 김발처럼 생긴 대나무 발을 긴 장대에 묶어놓으면 매생이 포자가 붙는데 밀물이 들면 바다의 양분을 먹고 자라고 썰물이 지면 햇볕을 쬐어 맛이 깊어진다.

겨울에 뜨끈한 매생이탕 한 그릇이면 추위에 언 몸이 절로 녹는다. 겨울이 아니라도 사계절 매생이를 맛볼 수 있다. 제철에 생산한 매생이를 6차 세척과정을 거쳐 영하 40℃로 동결 건조한 매생이는 보관이 간편한데다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 시켰다.

전국 최초로 산(酸)을 사용하지 않고 기른 친환경 무산김 역시 장흥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김을 양식할 때 잡조류가 붙는 것을 막기 위해 산을 뿌리는데 염산이 나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다소 농도를 낮춘 유기산을 사용한 곳이 늘었다. 하지만 장흥에서는 유기산도 쓰지 않고 김발을 수시로 공기에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잡조류를 막는다.

득량만 청정 해역에서 햇빛과 해풍에 노출시켜 전통방식으로 길러 ‘착한 김’으로도 불리는 무산김은 맛과 향이 우수하다. 살짝 구워 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육수에 풀어 김국으로도 만들어 먹는다. 장흥 무산김도 정남진장흥토요시장 건어물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장흥=김용기 기자 ky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