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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취업 사기’ 재판…목사 혐의 부인
피해자들 엄정한 재판 요구
2020년 10월 29일(목) 21:50
기아차 취업을 미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목사가 재판에서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자측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처벌 수위가 낮은 혐의를 적용하는가 하면, 공모 여부에 대한 수사도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재판부에 엄정한 재판을 요구했다.

광주지법 형사 9단독 김두희 판사는 29일 오후 광주지법 402호 법정에서 사기와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A씨는 기아차 정규직에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200명이 넘는 피해자에게 21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7월, 교회 신도를 통해 알게된 피해자에게 “기아차 정규직 취업을 시켜줄테니 보증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달라”고 속여 3000만원을 받아낸 뒤 2000만원을 30대 주범 B씨에게 송금하고 나머지 1000만원을 가로챈 것을 비롯, 221명에게 21억13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欺罔·거짓을 말하거나 진실을 숨겨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자신도 B씨에게 돈을 지급하면 취업이 될 것으로 알았다는 것으로, 소개비를 부풀렸다고 기망의 의도로 평가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피해자측은 이날 재판부의 허락을 받아 변호인을 통해 “A씨가 주범인 B씨와 ‘공동정범’으로 기소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해액이 20억원이 넘고 상습성이 인정되는데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아니라 단순 사기죄로 재판에 넘겨졌다”며 재판부의 엄정한 판단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불고불리(不告不理·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부분은 법원이 판단하지 않는다) 원칙에, 증거조사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으로 공소장 변경 등을 요구하는 점도 조심스럽다는 것을 양해해하달라”며 검토 입장을 전했다. 한편, 다음 재판은 오는 12월 17일 열린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