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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암매장지 표기 軍 지도 있다
광주교도소 ‘8계단 좌표’ 비밀은?
2020년 10월 07일(수) 23:30
옛 광주교도소 부지. <광주일보 DB>
5·18민주화운동 당시 암매장지를 자세하게 표시한 군사지도가 있으며, 항쟁 당시 광주~화순간 국도에서 계엄군이 시민 탑승 차량에 총격을 가했던 사건 이외에도 최소 3건의 차량 피격 사건이 추가로 있었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특히, 대표적인 5·18 왜곡 중 하나인 ‘북한군이 침투해 항쟁에 참여했다’는 망언과 관련, 국가정보원 자료에는 북한군 광주 침투나 항쟁 참여와 연관된 그 어떤 동향과 기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송선태 위원장은 “지난 4개월여 동안 236명의 군인을 조사했다”며 “이들 중에는 암매장을 지시했던 현장 지휘관과 이를 실행한 사병도 포함돼 있으며 26명은 암매장과 관련된 유의미한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광주교도소 암매장에 참여했던 군인들은 시체를 묻은 뒤 교도소 내 정확한 위치 식별이 가능한 이른바 ‘8계단 좌표’를 기록해 상부에 보고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진술을 한 군인들 중에는 광주교도소 암매장에 참여한 현장 지휘관과 사병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상부의 지시에 따른 조직적인 암매장이 이뤄졌고, 정확한 위치를 기록한 뒤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좌표가 담긴 지도를 찾아낸다면 암매장 의혹을 풀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는 게 진상규명위의 설명이다.

또 차량 피격에 대한 추가 증언도 나왔다.송 위원장은 “10여명이 사망한 광주~화순간 국도 차량 피격 이외에 3건의 차량 피격 증언도 확보했고, 육군본부부터 당시 진압에 나선 3만명의 군인 명부도 넘겨받아 조사 중이다”면서 “조사를 진행중인 3공수 관련자 중 4분의 1가량은 트라우마가 심해 조사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유골이라도 찾아야 한다’며 의미있는 진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979년~1980년 신군부의 조직적인 집권 시나리오 흔적도 일부 발견했고,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지의 국가의 기밀문서 열람을 준비하고 있다.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이르면 내년 4월께 대국민보고회를 열 것”이라면서 “국정원 자료를 검토한 결과 북한군 개입에 대한 그 어떤 자료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에서는 위치의 정확성을 위해 6계단·8계단·10계단 좌표를 사용한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6계단 좌표는 위도를 3단계로 구분하고 경도를 3단계로 구분하여 나타내고 8계단는 위도와 경도를 각각 4단계씩 구분한다. 10계단은 5단계로 구분한다.

정밀성을 요구하는 포병부대나 박격포의 경우 주로 8계단 좌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당시 전교사 작전일지에는 가매장지를 6계단 좌표로 남긴 기록도 남아있다.

1980년 6월 2일 ‘가매장 예상지역 수색결과’라는 보고에는 ‘주답(현재 주남마을) (CP132854)’라는 6계단 좌표장소와 함께 시체1구 발견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보고 내용의 발견개요에는 ‘시체1구를 발견했으나 많이 부패돼 더 이상 파보지 못하고 가매장’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군에서 많이 사용하는 1:50000지도 상 8계단 좌표를 사용했다면 오차 범위는 10m이내로 정확성이 확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야지에서 암매장지를 기록했다면 10계단 좌표를 남겼겠지만, 교도소라는 특정 공간을 대상으로 한다면 8계단 좌표로도 정확한 위치를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