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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허락없이 개작했더라도 비영리 공연 땐 저작권 침해 아냐”
2심서 저작권법 위반 무죄
2020년 09월 09일(수) 23:20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원작을 변형·각색해 2차적 저작물 수준으로 ‘개작’하더라도, 비영리적 목적으로 하는 공연이라면 저작권법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장용기)는 저작권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벌금 300만원)을 깨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6월, ‘2013 흥부가 기가막혀’라는 저작물을 저작권자 허가·동의 없이 수정 및 각색, 수 차례에 걸쳐 공연해 저작권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공연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저작권법에 의해 허용되는 범위 내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유죄를 선고했었다.

쟁점은 원작을 ‘2차적 저작물’이 될 정도로 수정·각색한 경우라도, 비영리적 목적을 위한 공연인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허용될 수 있는 지 여부다. 현행법은 누구든지 저작권자 허락 없이 재산적 권리를 복제, 공연, 전시, 배포, 대여, 2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저작권법(29조)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 또는 방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 규정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저작물을 번역ㆍ편곡 또는 개작하여 이용할 수 있다(36조 1항)’고도 명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A씨가 각색한 저작물의 경우 서구 주민들로 이뤄진 비영리적 목적의 극단이 공연한데다, 해당 공연도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고 판단했다. 해당 저작물이 ‘2013 흥부가 기가막혀’의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저작권법상 허용되는 ‘개작’으로 저작권법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명예훼손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