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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은 한국 시민영웅주의의 정수”
세계 석학들이 본 5·18
“자연인의 정당한 저항권 행사 신세대와 새로운 방향 모색을”
2020년 08월 27일(목) 00:00
26일 오후 전남대 이을호 기념강의실에서 5·18 4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광주를 너머, 세대를 너머’가 열렸다. <유튜브 생중계 캡쳐화면>
“광주라는 지역은 민주주의를 위해 어떠한 것도 희생하겠다는 시민들이 다진 굳은 의지의 최고점이었다”, “5·18은 한국 영웅주의의 정수다”

세계적 석학들이 본 5·18 민주화운동과 광주에 대한 평가다.

전남대 5·18 연구소가 마련한 5·18 40주년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세계적 석학들은 5·18을 한국민주주의를 바꿔놓은 상징적 사건으로, 민주화를 열망한 시민들이 희생을 감수하며 지켜내려고 한 도시가 광주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또 학술대회를 통해 향후 5·18을 어떻게 바라보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분야와 연구 방향도 소개, 눈길을 끌었다.

전남대 5·18연구소는 26일 온라인상에서 ‘광주를 너머, 세대를 너머’를 주제로 하는 5·18 40주년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는 27일까지 이어지며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고 국내외 18명의 석학·연구자들이 참여해 주제·세션별로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발표자들은 ‘함께, 그리고 너머의 상상력’, ‘5·18과 시민교육’. ‘5·18의 정치사상적 해석’ 등을 소주제로 한 학술대회에서 5·18의 나아갈 방향을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했다.

하버드대 폴장 교수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1970년대 유산’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는 5·18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면서 “5·18은 한국의 비극과 한국의 영웅주의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 오수웅 교수와 경기대 임경석 교수, 박경섭 전남대 5·18 연구소 연구원의 주제 발표도 관심을 끈다.

오 교수는 ‘루소 사상을 중심으로 5·18 광주항쟁 정신과 시민의 덕 교육’을 살펴봤고 임경석 교수는 ‘5·18 민주화운동의 계승과 시민교육 방향’에 대한 입장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5·18 민주화운동을 “표면적으로는 불법과 폭력으로 박정희의 군주정을 승계하려 한 전두환 신군부에 맞선 ‘자연인’의 정당한 저항권의 행사였다”로 평가했다.

임 교수는 “5·18의 당사자와 후예들은 공포와 죽음 앞에서 광주시민들이 보여준 절대공동체의 연대와 배려 및 나눔의 씨알이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 실현될 수 있도록 그 모습을 잘 기억하고 신세대들과 새롭게 탄생할 수 있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시도를 경주해야 한다”고 했다.

향후 5·18 연구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분야도 제시됐다.

노스웨스턴대 김하야나 교수는 ‘묘지에서 몸으로 만드는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망월 묘역에서 시작된 풀뿌리 제사 액티비즘을 연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논하는 한국과 그 너머의 담론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런 맥락에서 “5·18민주화운동으로 희생된 이들을 위한 추모 집회는 한국의 마지막 군사 독재에 맞서 싸운 강력한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5·18당시 한국과 주변국과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자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 와세다대 사토 유키에 교수는 일본 외무성 기록을 중심으로 ‘5·18에 있어서 주한일본대사관의 대응’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일본은 한국의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두환을 지지해 두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신군부에게 일본은 그들의 정통성을 보강해주는 이해자였다”고 주장했다.

사토 교수는 주부산 후쿠다 총영사가 1981년 1월에 외무성 본성으로 보낸 보고서를 인용하며 당시 일본의 시각을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5월 27일 계엄군의 효과적인 진압으로 질서와 평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것으로 전라도민의 불평, 불만이 해소된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힘으로 의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정치경제상황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다시 표면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으로 사료돼, 앞으로도 주의 깊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적혔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