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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영호남·충청 KTX 타고 767㎞ 강행군
문 대통령, 수해지역 방문
열차 도시락에 의전최소화
“누 될까봐 그동안 못왔다”
2020년 08월 13일(목) 00:00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구례군과 경남 하동군, 충남 천안시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복구상황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복구 활동에 최대한 누를 끼치지 말자는 취지에서 의전을 최소화하고 전용차가 아닌 KTX를 타고 이동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수석급 이상은 이번 일정 수행에서 제외됐다. 비서관급 최소 인원만 수행한 의전파괴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또 “영남과 호남, 충청을 하루에 다 방문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날 하루 이동 거리만 767㎞에 달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강 대변인은 “귀경 시간까지 포함하면 9시간 이상 이동하는 강행군”이라며 “시간을 아끼고자 식사도 열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고 전했다.

첫 방문지는 경남 하동 화개장터였다. 문 대통령은 시장 점포들을 둘러보며 “상인들에게 누가 될까봐 그동안 오지 못했다”며 위로를 건네고, 한 식당 주인이 “상인들이 잠을 못 잔다”고 하자 손을 잡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화개장터는 영호남 화합의 상징이다. 온 국민이 화개장터의 피해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 39사단이 지원근무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제가 39사단 출신”이라고 해 현장에서 짧은 웃음도 나왔다.

이곳이 지역구인 미래통합당 하영제 의원과 이정훈 경남도의원도 현장을 찾았으나 간담회장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청와대 측은 ‘현장 인원 최소화에 따라 경남도지사도 참석자 명단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구례군 5일 시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폈다. 문 대통령은 “침수 피해로 주민들 마음이 얼마나 참담할지 충분히 헤아려진다. 다만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참 다행”이라며 “대통령의 방문으로 피해 지원이 더 빠르게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폐사된 가축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가축을 키우는 분들의 마음이 참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이 “자식이 죽어가는 심정”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공감이 간다”고 호응했다.

문 대통령은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지붕 위에 올라가 이틀간 버티다 구출돼 유명해진 암소가 쌍둥이 송아지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큰 희망의 상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문 대통령에게 “살려주세요”라고 크게 외치기도 했고, 자원봉사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한 상인은 문 대통령을 향해 큰절을 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충남 천안시 피해 농가를 찾아 농민들을 위로하고, 병천천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제방 피해 상황 등도 보고 받았다. 천안시는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 선포된 지역으로, 막대한 폭우 피해를 입은 곳 중 한 곳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