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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스럽다’
2020년 07월 15일(수) 00:00
부영그룹은 순천 출신 이중근 회장이 1983년 설립한 이후 주택 임대 사업을 주축으로 급성장해 재계 서열 17위까지 올랐다. 건설업과 레저 산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뤘지만 여전히 주력은 아파트 건축이다. 부영이 지금까지 전국에 공급한 아파트만 26만 가구가 넘는데 이 가운데 80%가 임대주택이다.

원앙 한쌍이 그려져 있는 아파트 브랜드 ‘사랑으로’에는 “화목한 가정 그리고 부영과 입주민 사이의 동반자적 관계를 중시한다”는 이 회장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부실시공과 임대료 부당 인상 등 부영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는 정반대다. 2017년 입주한 화성시 동탄2신도시는 부실시공의 대표 사례다. 18개 동에 1326가구가 입주했는데 입주민들의 하자 보수 신청만 7만 건이 넘었다. 이에 보다 못한 경기 지사와 화성 시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부실시공을 근절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해 창원에서는 분양률을 10배 뻥튀기했다가 비난을 샀다. 월영동에 4298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분양률을 43.9%로 신고했는데 실제 분양률은 4.1%(177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8년에는 성남시 위례 신도시 부영아파트 입주자들이 아파트 이름을 ‘위례 더힐55’로 개명했다. 촌스러운 부영 브랜드를 유지할 경우 아파트 가격도 떨어진다고 판단해 80% 이상의 주민 동의를 얻어 이름을 바꾼 것이다.

이윤 극대화만 추구하는 부영스타일은 2016년 마산만 인공섬 사업에서도 확인됐다. 인공섬에 복합 커뮤니티 단지를 조성하겠다며 창원시로부터 사업 인가를 받았는데 실제로는 돈이 되는 아파트와 오피스텔만 짓겠다는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부영이 한전공대에 골프장 부지를 기부하는 대신 남은 땅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겠다고 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조건 없이 기부하겠다더니 이제 와서 수천억 원의 개발 이익이 발생하는 토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을 요구하는 것을 보니 ‘부영스럽다’는 세간의 지적이 빈말은 아닌 듯하다. ‘부영스럽다’란 말이 ‘시설은 싸구려로 짓고 이윤은 극대화한다’는 의미로 쓰여서야 되겠나.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