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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중 야구부 학폭 ‘시끌’…학교·교육청은 ‘쉬쉬’
수차례 구조신호 했지만 학교는 외면
학폭위 열렸지만 아무런 조치 안해…피해학생 학부모 결국 고소장
2020년 07월 14일(화) 20:00
‘우리야구협동조합’의 한 회원이 14일 광주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충장중 야구부 폭력에 대한 진상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 충장중 야구부 내 학교 폭력 사건의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학교·교육청 등에 수차례 구조 신호를 보냈는데도, 외면했던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고 있다.

최숙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가 폭행·폭언을 견디다못해 관계기관에 신고했는데도, 쉬쉬하며 미온적으로 대처해 최 선수를 절망으로 몰아갔던 사례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유소년 스포츠의 경우 교육청의 예산 지원으로 운영되는데다, 초·중·고로 이어지는 구조라 진학이나 자녀 미래에 괜한 불이익을 당할까 학부모조차도 눈치 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조사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 도움요청에도…은폐·축소 급급=광주 충장중 야구부 내 학교폭력과 관련, 피해학생측은 지속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요구했지만 학교측은 모른 척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야구협동조합’의 최승표 대표는 14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광주시교육청과 충장중 교사, 지도자, 학부모들을 향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최 대표는 호소문에서 “광주시 충장중 야구부 3학년인 A학생과 학부모는 지난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2차 피해를 겪어야 했다”면서 “학교와 감독 등은 피해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A학생은 2년 간 여러차례 학교폭력과 따돌림을 당했지만 학교측은 피해 학생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또래 야구부원들은 다른 중학교에서 전학온 A학생과 친하게 지내는 대신, 운동 중 뒤에서 공을 던져 맞히고 욕설하고 성기를 만지는 등 갖은 폭력을 휘둘렀다. A학생 앞에서 부모를 욕하는 등 모욕도 서슴지 않았다.

학교측에 신고했지만 적절한 조치는 커녕, 가해자측 말만 듣고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당연히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없었고 가해자에 대한 선도나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다. A학생 부모가 재차 학생부장에게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학교장에게 항의해서야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지만 아무런 조치사항 없이 결론났다. 다른 학부모들이 A군 문제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는 게 이유였다. 공으로 맞히고 욕설을 한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CCTV 영상 자료를 요청하자, 있는데도 없다며 제공을 미루기도 했다.

A군 학부모는 끝내 지난 2월 광주동부경찰에 성폭력 부분에 대해 고소장을 냈지만 경찰도 미온적인 입장을 보인 채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가 재지휘를 받은 상태다.

피해 학생의 인권을 위한 학교측의 무지함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학교측은 피해자의 명백한 거부 의사에도, 양측 입장을 듣겠다며 가해 학생측 학부모들과 피해 학부모를 한 자리에 불러모았다. “A학생이 거짓말로 학교에 신고를 해 오히려 다른 학생들을 괴롭혔다”, “얘들 일인데 어른들이 나설 일 있냐”, “(성폭력을 안했는데) 했다고 하니 정신적 피해보상을 청구하고 고소하겠다”는 식의 막말을 들어야 했다.

◇교육청의 수준 낮은 인권 의식도 드러나=피해 학생측은 이같은 학교폭력 내용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와 광주시교육청에 신고했다.

당시 신고 내용은 또래 학생 2명이 고의적으로 A학생의 어깨를 부딪혔다는 내용과 관련, 야구부 감독이 부원들 전원이 있는 공개된 자리에서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하는 등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비밀을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야구부 감독은 공개적으로 학생들 앞에서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 “같이 야구할 수 있겠냐”는 식으로 물었다.

인권위는 “학교폭력 피해 호소에 대해 공개적 자리에서 조사를 하는 것은 비밀 보장이나 공정성 측면에서 적절치 않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 조사하라는 취지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면, 광주시교육청은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의 안이한 인권 의식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올만하다.

충장중학교 야구부 감독도 “그날 조사는 A학부모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면서 “평소 운동 전후로 인권 교육 등을 하기때문에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고 조사했다. 인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