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데이터 사회의 실험실에 살고 있다”
데이터프라이버시
니혼게이자이신문 데이터경제취재반
전선영 옮김
니혼게이자이신문 데이터경제취재반
전선영 옮김
![]() 데이터 시대의 도래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인간의 안전과 존엄도 중요한 가치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데이터 실험실을 이미지화 한 작품.
<머스트리드북 제공> |
‘프로파일링’이라는 용어가 있다. 인터넷상 데이터를 모아 특정 인물의 행동 패턴은 물론 취미 등을 추정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기호, 생각까지도 추정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달돼 있다.
인터넷 검색 이력, 자동차 주행 정보와 같은 데이터는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한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통계는 돈을 움직이기도 한다. 개개인은 물론 단체, 기업, 국가 등은 매일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한다.
데이터 활용 여부에 따라 명과 암이 교차된다.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가 하면 차별과 편견, 오류를 유발한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데이터 정보로 인한 빛과 그림자를 조명한 책이 출간됐다. 데이터 경제의 변화상을 추적 탐사한 니혼게이자이신문 데이터경제취재반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연재한 기획 ‘테이터의 세기’가 ‘데이터 프라이버시’라는 책으로 엮어졌다.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를 둘러싼 기술에 관한 통찰과 제안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들은 직접 실험에 뛰어드는 심층 취재로 문제를 제기하며 데이터 경제의 최신 동향도 살펴본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술 진보가 가져올 사회는 어떤 모습이고 데이터 경제는 풍요로운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지난해 8월 일본 리쿠르트그룹 산하 취업 정보 사이트 ‘리쿠나비’가 세간의 질타를 받은 일이 있다. 취업준비생의 데이터를 동의 없이 기업에 판매했던 것이다. 이들이 판매한 데이터는 단순 개인정보가 아니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데이터 알고리즘이 지원자 최종 입사 여부를 수치로 도출해 예측한 ‘내정사퇴율’이었다. 구직자가 어떤 회사의 채용 정보를 열람했는지 등을 분석해 최종 입사 여부를 수치로 도출한 정보를 기업에 제공한 것이다. 기업 또한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리쿠나비에 넘겨주며 내정사퇴율 분석을 의뢰했다.
결국 일본 정부가 직업안정법, 개인정보보호법령에 근거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데이터 활용 방식과 범위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사례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상에는 온갖 데이터가 넘쳐난다. 정보의 홍수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들은 공개 정보를 활용해 어디까지 개인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 시험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익명 정보에서 출발해 10시간 만에 개인을 특정했으며 6개월 분량의 행전까지 상세하게 알아냈다.
개인들은 데이터를 넘긴 기억도 없을 정도로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정보를 노출한다. 기업들은 공유는 물론 영업에 활용을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확산된 정보는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나 범죄에 악용돼 왔다.
데이터 경제가 일상화되면서 세상의 가치는 수치화된다. 인공지능이 학력, 직업, 거주지 등 정보를 분석해 신용도를 산출하는 소코어링 기술은 대출, 채용 같은 분야에서 활용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대출 서비스 ‘즈마신용’이 그 같은 예다. 이용자의 신용도가 높으면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렌터카를 빌릴 때 보증금을 면제해준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스템은 편리함 이면에 ‘비추얼 슬럼’이라는 신 빈곤층을 양산할수 있다. 알고리즘에 의한 데이터 분석으로 취업, 대출과 같은 주요 부분에서 배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수치화하고 평가하는 세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만약 그 판단에 차별이나 편견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빅테이터 시대, 개인의 안전과 존엄도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책을 옮긴 전선영 번역가는 “데이터 세기에 우리 생활은 더욱 편리하고 풍요로워졌겠지만 그 장밋빛 미래를 위해 개인이 희생된다면 본말전도”라며 “개인을 지키면서 편리한 테크놀로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데이터의 세기에 필요한 경쟁력을 키우는 진정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머스트리드북·1만4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인터넷 검색 이력, 자동차 주행 정보와 같은 데이터는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한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통계는 돈을 움직이기도 한다. 개개인은 물론 단체, 기업, 국가 등은 매일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한다.
![]() |
지난해 8월 일본 리쿠르트그룹 산하 취업 정보 사이트 ‘리쿠나비’가 세간의 질타를 받은 일이 있다. 취업준비생의 데이터를 동의 없이 기업에 판매했던 것이다. 이들이 판매한 데이터는 단순 개인정보가 아니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데이터 알고리즘이 지원자 최종 입사 여부를 수치로 도출해 예측한 ‘내정사퇴율’이었다. 구직자가 어떤 회사의 채용 정보를 열람했는지 등을 분석해 최종 입사 여부를 수치로 도출한 정보를 기업에 제공한 것이다. 기업 또한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리쿠나비에 넘겨주며 내정사퇴율 분석을 의뢰했다.
결국 일본 정부가 직업안정법, 개인정보보호법령에 근거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데이터 활용 방식과 범위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사례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상에는 온갖 데이터가 넘쳐난다. 정보의 홍수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들은 공개 정보를 활용해 어디까지 개인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 시험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익명 정보에서 출발해 10시간 만에 개인을 특정했으며 6개월 분량의 행전까지 상세하게 알아냈다.
개인들은 데이터를 넘긴 기억도 없을 정도로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정보를 노출한다. 기업들은 공유는 물론 영업에 활용을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확산된 정보는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나 범죄에 악용돼 왔다.
데이터 경제가 일상화되면서 세상의 가치는 수치화된다. 인공지능이 학력, 직업, 거주지 등 정보를 분석해 신용도를 산출하는 소코어링 기술은 대출, 채용 같은 분야에서 활용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대출 서비스 ‘즈마신용’이 그 같은 예다. 이용자의 신용도가 높으면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렌터카를 빌릴 때 보증금을 면제해준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스템은 편리함 이면에 ‘비추얼 슬럼’이라는 신 빈곤층을 양산할수 있다. 알고리즘에 의한 데이터 분석으로 취업, 대출과 같은 주요 부분에서 배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수치화하고 평가하는 세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만약 그 판단에 차별이나 편견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빅테이터 시대, 개인의 안전과 존엄도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책을 옮긴 전선영 번역가는 “데이터 세기에 우리 생활은 더욱 편리하고 풍요로워졌겠지만 그 장밋빛 미래를 위해 개인이 희생된다면 본말전도”라며 “개인을 지키면서 편리한 테크놀로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데이터의 세기에 필요한 경쟁력을 키우는 진정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머스트리드북·1만4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