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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들면 어때…내 가족 반려견 건강 챙겨야죠”
‘행복한 동행’ 반려동물과 함께하시개 <11>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
고환암·전립선 질병·자궁축농증 등 예방 위해 중성화 수술
소형견에 자주 발생하는 ‘슬개골 탈구’ 방치땐 수술적 치료
생후 3년후부터 치아건강 위해 정기적으로 스케일링 해줘야
2020년 06월 05일(금) 00:00
나영준 VI센트럴동물병원 원장이 소형견 사랑이의 슬개골을 살펴보고 있다.
“건강하게 키우는게 최고, 몸이 아플 땐 치료해야죠”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두고 나온 얘기로,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키우기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소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비용 문제는 ‘현실’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남들보다 더 좋은 용품을 사주거나 더 좋은 사료를 사 먹이지는 못하더라도 아팠을 때만큼은 지갑을 열 수 밖에 없는 게 모든 반려인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사람과 달리 동물은 의료보험이 안되니 치료비가 만만치 않다. 수술로 이어질 경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이 필요하기도 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있어 좀 더 신중해야 함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치료가 필요한 고비용 질병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치료의 필요성과 질병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영준 수의사(광주 VI센트럴동물병원 원장)를 통해 알아본다.



◇중성화수술 꼭 해야할까

반려견 사랑이를 데려온 후 첫 번째 가족회의 안건은 ‘사랑이의 중성화 수술’이었다. 찬성과 반대로 나뉘었는데 개복 수술에 대한 우려와 비용문제로 반대가 셋, 향후 더 큰 질병의 예방 차원에서 찬성이 한명이었다. 3:1로 반대가 우세였지만, 수술비를 담당하는 ‘찬성 1인’의 강한 의지로 사랑이는 생후 7개월에 다니던 동물병원에서 중성화수술을 받았다.

올해 11살인 희망이는 지난해 자궁축농증 수술을 받았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았고 6년 전 2세를 출산한 경험이 있던 요크셔테리어다. 언제나 활달했던 희망이는 어느 날 힘을 쓰지 못하고 축 늘어지더니 고열 증상을 보였다. 병원을 찾아가서 받은 진단은 자궁에 세균이 감염돼 염증을 일으키고 고름이 쌓이는 ‘자궁축농증’이었다. 희망이 견주는 바로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비용은 상당히 고가였지만 수술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은 예전부터 끊임없이 찬반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동물의 본능을 인간이 강제로 막으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환경이 변했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여러 가지 장점을 위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간혹, 동물병원이 ‘돈벌이’를 위해 수술을 강요한다는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반려동물 중성화의 가장 큰 이유는 향후 발생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 키우기 때문에 마음껏 교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효과도 있다.

“행동학적으로는 중성화를 하지 않은 수컷 강아지들의 경우 소변 냄새가 진하거나 영역표시를 하려는 욕구가 커서 곳곳에 소변으로 마킹현상을 하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수술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고환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종양 등 생식기 관련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거지요. 암컷의 경우 자궁축농증이나 자궁내막염, 유선종양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술을 시키려는 견주들이 많습니다.”

나영준 원장은 “암컷의 경우 배를 가르고 복강을 연 다음 자궁 난소를 적출하기 때문에 큰 수술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감과 비용 문제가 겹쳐 수술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나 원장은 수술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시기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2세를 계획하지 않고 중성화를 시킬 생각이라면, 암컷의 경우 첫 생리를 시작하기 전인 생후 7~8개월 무렵, 수컷의 경우 발육상태를 보고 양쪽 고환이 모두 내려왔을 때 수의사와 적절한 시기를 상의할 것을 권유했다.



◇슬개골탈구 수술·예방

슬개골 탈구는 국내 선호 반려견 상위권에 몰린 소형견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정형외과적 질병이다. 슬개골은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작은 뼈로, 본래 위치에 있지 않고 관절에서 어긋나면서 탈구가 되고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슬개골 탈구’라고 한다.

선천적으로 활차골(슬개골이 정상적인 위치에 있도록 움푹 파인 구조)이 얇은 소형견이나 과도한 운동, 행동이 거친 강아지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통증이 심해지고 습관적인 탈구가 발생할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견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기도 하다.

슬개골은 탈구 진행상태에 따라 1~4기까지 나뉜다. 보통 2기 이상부터 수술적인 치료를 권유하지만 진행형 질병이기 때문에 수술을 생각하는 견주라면 더 심해지기 전에 일찍 수술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 원장은 “슬개골 탈구는 수술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방법에 따라 수술비용이 크게 차이가 난다”며 “활차골을 깊게 파주는 성형만 할 경우 비용이 절감되고, 슬개골이 움직이지 않게 핀을 박거나 와이어를 착용하게 되면 수술적 기법이나 재료값이 추가되기 때문에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원장은 이어 “1기인 경우 수술적 치료를 권유하진 않지만, 한번 탈구가 되면 계속 빠지는 경우가 많고 1기가 됐다는 것은 2기로 진행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임상가로서 지켜봤을 때 빨리 수술을 시켜줬을 때 예후가 훨씬 좋았다”고 덧붙였다.

슬개골 탈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네 다리로 보행할 수 있게 학습을 시켜야 한다. 앞다리를 들어서 뒷다리로만 기립을 하거나 침대나 소파 위를 점프해서 오르내리는 것도 막아준다. 다리에 하중을 받지 않도록 체중관리도 필수다.



치아 상태를 검사받고 있는 4살 사랑이.
◇강아지도 스케일링을 하나요

“강아지도 스케일링을 하나요?” 비반려인은 물론 반려인들조차 놀라서 되묻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네. 치아 건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면 좋습니다” 이다.

강아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먹으며 생활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치석이 쌓일 수 밖에 없다. 칫솔질을 자주 시켜준다거나 보조적으로 치아관리를 할 수 있는 간식을 선택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치아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견 스케일링은 강아지들의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첫 스케일링 시기는 보통 생후 3년 후 정도로 볼 수 있다. 사료만 먹는지, 고기나 간식, 과일을 병행해서 먹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더불어 집에서 견주가 칫솔질을 얼마나 자주 해주느냐에 따라서도 스케일링 하는 시기가 6~7년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반려동물의 스케일링은 눈으로 보더라도 치석이 많이 끼어있다 싶으면 빨리 해주는게 좋습니다. 치주염이 오면 잇몸이 탈락하고 치근이 노출되면서 영구치로서의 역할을 못할 수도 있어요. 치주염에 걸리면 냄새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합니다. 치석 자체에 균이 같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치석을 떼어주지 않으면 잇몸에 염증 반응이 오고, 간혹 음식을 먹을 때 치석이 조금씩 탈락해서 삼키게 될 경우 2차적으로 다른 질병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깨끗하게 제거해 주는 것이 반려견의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글·사진=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