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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교육 받고 실전 투입…상담·인출팀 등 조직적 역할 분담
판결로 본 보이스피싱 실태
탈퇴 대비 여권 관리하며 협박
통장·계좌 공급 조직도 생겨나
2020년 05월 26일(화) 00:00
법원 판결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법상 범죄단체의 조직죄를 적용할 정도로 조직적·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이뤄지는가 하면, 조직별로 특화(?)해 범행을 저지르는 형태 등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범죄단체가입·활동 등의 혐의로 재판(광주지법 형사 5단독)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A(27)씨 등 12명은 중국으로 출국, 콜센터 상담원을 맡아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범죄단체가 지급한 항공권까지 받아 중국으로 출국, 1주일간 교육을 통해 실전(?)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원들의 일반적 업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업무시간 이후에는 조직이 마련해준 숙소에 머물러야 하고 한국인과의 교류는 일반적으로 금지됐다. 팀장이 아닌, 상담원의 경우 식비 등 월정액을 지급받았지만 보이스피싱이 성공하면 입금된 돈의 10~30%에 해당하는 돈을 수당으로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은 여권을 관리하며 임의 귀국 방지 및 탈퇴에 대비, 범행 사실을 발설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중국 청도 콜센터팀 상담원으로 대출을 빙자, 보증보험료·기존 대출 대환금 명목으로 돈을 입금토록 유도하는 상담 역할, 인출책에게 자금을 받아 상급자에게 전달하는 역할, 대포통장에 입금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해 인출책 등에게 전달하는 역할 등을 부여받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이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가로챈 금액만 30억원이 넘는다.

A씨 등이 가입한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은 중국 외에도 태국, 말레이시아와 국내에 콜센터 사무실을 열고 콜센터를 팀제로 운영했다. 각 팀은 통장 모집·해외·국내·국내 현금 인출팀 등으로 나눠 운영했다. 통장 모집 콜센터팀의 경우 확보한 개인정보 DB를 이용, 무작위로 문자를 보내고 상담원들이 대출 희망자들에게 전화, 금융기관을 사칭해 ‘신용도를 올려 대출해줄테니 계좌를 개설하고 체크카드를 보내라’며 속여 피해자들에게 택배나 고속버스 수화물 서비스로 받은 카드를 보관하면서 해외 상담 콜센터팀에 계좌 정보를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해외·국내 콜센터팀은 개인정보 DB에 있는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환대출해주겠다’며 거짓말해 국내 현금 인출팀이 보관중인 체크카드와 연결된 계좌로 돈을 송금토록 유도하고 입금되면 입금 정보를 국내 현금 인출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해외 콜센터 사무실은 경찰 단속에 대비, 쇼핑몰 운영업체로 위장하고 조직원 간 본명을 알지 못하도록 했다.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 전문적으로 통장·계좌 등을 만들어 공급하는 조직도 생겨났다. B(38)씨 등 2명은 대출이 필요한 사람 등을 모집해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유령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한 뒤 여기에 연결된 통장·카드 등을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유통한 혐의로 재판(광주지법 형사 6단독)에 넘겨져 지난달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