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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기부금,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니
2020년 05월 26일(화) 00:00
[조서희 광주대 문예창작과 2년]
최근 SBS ‘PD수첩’에서 방영된 방송 내용은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렸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복지를 위한 ‘나눔의 집’이 사실상 할머니들의 쉼터가 아니라 할머니들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장소였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위안부 피해자들 가운데 한 명인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5월 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의 내용은 정신기억연대(이하 정의연)에 대한 고발과 윤미향 정의연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었다. 윤미향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에서 받은 성금이 할머니들한테 쓰이지 않고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다”고 폭로했다. 이어 윤미향의 국회의원 당선을 비난하면서 앞으로의 수요집회에도 나가지 않겠다 선언했다. 즉 정의연 앞으로 온 모든 기부금이 피해자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기부금에 대한 회계 자료는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 피해자 중 한 명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기리는 ‘김복동 장학금’의 수혜자 전원은 진보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자녀였다. 또한 ‘옥토버훼스트’라는 맥줏집 한 곳에서만 기부금 3300여만 원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의연은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 표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결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015년 12월 정대협에 보낸 공문에서 7개 사유를 근거로 정대협을 향후 2년간 배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재를 내렸다.

기자회견이 진행된 다음 날, 정의연에서 운영하는 ‘나눔의 집’의 한 관계자가 연합뉴스, CBS 측을 통해 내부 고발을 시작했다. “후원금이 단 한 번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쓰인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내부 고발을 한 사람은 그뿐만이 아니다. 방송 ‘PD수첩’에서 나눔의집 직원들은 얼굴이 공개되는 위험까지 감수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의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단순한 기부금 횡령이 아닌 노인 학대 수준이었다. 지난해 6월 한 할머니가 침대에서 떨어져 눈썹 위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나눔의 집’은 병원에 데려가자는 직원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할머니들에게 식사는커녕 물에 밥만 말아 주면서 직원이 사비를 들여 개인 식사를 가져오자 “할머니 버릇 나빠진다”며 이를 제지했다.

내부 고발 인터뷰와 ‘PD수첩’을 본 국민은 분노했다. 그 많던 기부금은 다 어디로 갔느냐며 행방을 찾았다. 이때 한 네티즌은 나눔의 집 이사회가 “할머니들 사후에 호텔식 요양원을 짓자”라고 했던 발언을 찾아 냈다. 기부금은 살아 있는 할머니들이 아닌 이사회들의 호텔 사업에 쓰일 예정이었다.

끊임없는 논란에 정의연은 ‘나눔의 집’ 후원 해지와 후원 환급에 대한 공지를 띄웠다. 후원 해지는 가능하나 후원 환급은 불가능하다는 게 ‘나눔의 집’의 입장이었다. 공지가 뜨자마자 많은 사람이 후원 해지를 진행했다.

나눔의집 직원들은 “이 후원금이 할머니한테 안 쓰인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걸 받고 ‘감사합니다’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죄송스럽다”며 내부 고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PD수첩’에 고발한 이유는 “운영진, 이사진, 정부 부처 누구한테 이야기해도 이게 바뀔 생각이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선택한 최종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역사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그중 위안부는 아직도 제대로 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적 문제다.

피해자들은 고령임에도 꾸준한 집회와 발언으로 우리에게 잊지 말아 달라고 외치고 있다. 우리는 더욱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위안부 기부금 문제가 논란에 그치지 않고 무엇보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해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