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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장록습지 국가습지 지정 중앙부처 힘겨루기에 좌초 위기
환경부 습지보호지역 지정 계획 수립 광주시에 통보
국토부 “하천은 습지 아니다…관련법 개정전엔 불가”
2020년 05월 21일(목) 00:00
국내 1호 도심 속 하천습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광주 장록습지의 국가습지 지정 사업이 중앙부처간 극한 대립으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주관 부처인 환경부에선 장록습지를 국가하천습지로 지정하는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협의부처인 국토부는 ‘습지 보전법에 하천은 습지에서 제외돼 있다’며 관련법 개정 전까지 사업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 보호 중심의 환경부와 개발 중심의 국토부간 보이지 않는 부처 갈등이 이번 장록습지 지정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는 일단 양 부처에 장록습지는 광주시민의 압도적 찬성(85.8%)에 따른 사회적 합의로 갈등을 해결한 사례라는 점을 설명하고, 관계 부처간 조속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지역사회에선 제21대 광주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국회 입성과 함께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환경부와 국토부,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 장록습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환경부에 건의서를 제출했다. 앞서 광산구는 광주시에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지정건의서를 받은 환경부는 최근 습지보호지역 지정 계획을 수립해 광주시에 통보했다. 환경부는 국토부 등 관계기관 협의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지정·고시를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협의기관인 국토부가 장록습지의 국가하천 보호지역 지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제동이 걸렸다. 국토부의 반대 입장은 강경하고, 구체적이다. 국토부가 반대 의견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습지 보전법이다. 이 법 제2조에는 ‘내륙습지란 육지 또는 섬에 있는 호수, 못, 늪 또는 하구 등의 지역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하천은 습지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국토부 한시겸 하천계획 담당은 “환경부측엔 장록습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려면 습지보전법을 개정하거나 하천 일부 구간을 제외하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1999년 8월 낙동강 하구 하천 일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2018년 10월 고창 인천강하구까지 전국 8곳의 하천을 국가습지로 지정해 왔는데, 국토부가 갑자기 장록습지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환경부 고동훈 자연생태정책 담당은 “국토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관계부처간 공식적인 협의 단계에서 국토부와 함께 하천정비 애로사항 등을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려 한다”면서 “도심 속 첫 국가습지로 추진중인 장록습지는 지난해 주민 갈등해결 우수 사례로 선정된 역점사업으로, 국가보호습지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중앙부처간 힘 겨루기에 광주시의 속만 타 들어 가고 있다. 시는 일단 환경부와 국토부간 조율 과정을 지켜본 뒤 향후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웅 광주시 환경생태국장은 “양 부처를 상대로 광주시의 입장과 장록습지 보존의 중요성 등을 설명하고, 국가습지 지정을 설득하고 있다”면서 “애초 계획인 연내 지정을 목표로 관련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