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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택시운전사’…‘오월 영화’는 끝나지 않았다
[영화로 되살아난 5·18 40돌]
영화인 조대영씨가 추천하는 5월 영화
‘꽃잎’ ‘부활의 노래’로 광주민주화운동 의미 되새겨
‘실종’ ‘그날’ ‘오월愛’ ‘힌츠페터 스토리’ 독립영화도 볼만
2020년 05월 12일(화) 00:00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
“광주민주화운동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민주주의를 견인해 낸 5·18은 현재 온전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에서 영화운동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끊임없이 ‘오월광주’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희망합니다.”

광주독립영화관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조대영씨는 ‘광주에서 영화 좀 봤네 소리를 들으려면 조대영을 통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광주에서 영화를 한다고 마음 먹는다는 건, 영화로 5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어떻게 하면 5월 관련 영화들이 보다 많이 나올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그렇기에 5·18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생각보다 낮다는 점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조대영씨가 추천하는 ‘끝나지 않은’ 5월 영화를 되돌아보며 오월광주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영화 ‘김군’
#김군(강상우 감독. 2019)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을 전면에 세운 첫 다큐영화다. 1980년 신군부의 폭압에 맞서 무장항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광주 시민들을 주인공으로 그 시절의 기억과 기록을 집요하게 소환한 작품이다. 그동안 오월광주를 다룬 영화 가운데 완성도 면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기도 한다. 영화에서 보듯, 지만원이 5·18 당시에 북한 간첩이 광주에 침투했다고 하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고 가짜 뉴스를 만들어 마치 그것이 사실인냥 퍼뜨려서 많은 사람들이 현혹 되었다. ‘김군’은 그걸 하나하나 치밀하게 파고 들어가서 지만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8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감독이 5·18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영화다.



‘부활의 노래’
#부활의 노래(이정국 감독. 1991)

광주 출신 이정국 감독이 만든 ‘부활의 노래’는 상징적인 5월 영화다. 광주민중항쟁이 발발한 지 10년 후에 찾아온 영화로, 아직 함부로 말하지 못하게 하는 무거운 사회적 기운이 존재했던 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의 노래’는 ‘오월광주’의 복판으로 들어간다. 영화가 또 하나의 이슈를 만들어 낸 건 검열과정에서 내용이 삭제됐다는 점이다. 윤상원 열사가 도청 안에서 최후의 죽음을 맞았던 80년 5월 27일 새벽 장면이 편집된 상태로 개봉됐다. 감독 입장에서는 고심해서 찍은 장면의 삭제에 대한 상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꽃잎'
#꽃잎(장선우 감독. 1996)

최윤 작가의 소설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군대에 간 아들의 의문사로 인해 반정부시위에 참여하게 된 평범한 시장 상인이던 어머니. 그날은 바로 1980년 5월 22일 계엄군의 집단발포가 있던 날이었다. 어머니는 계엄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고, 현장에 있던 소녀는 죽어가는 어머니를 보면서 미쳐버리고 만다. ‘꽃잎’은 소녀의 트라우마를 드러내는 것에 집중한다. 5·18의 직접적인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15살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5·18과 관련된 영화 중 가장 아프고 슬픈 영화로 평가받는다.



'택시운전사'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2017)

개봉 19일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선 ‘택시운전사’는 역대 ‘오월광주’를 다룬 영화 중 흥행면에서 단연 최고로 꼽힌다. ‘택시운전사’의 가장 큰 미덕은 영화의 주인공을 광주와 연관이 없는 외부인으로 설정한 것이다. 택시운전사인 주인공이 우연치 않게 광주의 학살을 목격하는 것으로 설정해 차별화를 꾀했다. 독일 기자인 힌츠페터를 등장시켜서 항쟁 당시 언론의 작태와 광주의 진실이 어떻게 알려지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도 공을 들인다.



'그날'
#독립영화 4선

‘실종’(박성배 감독. 2009)은 5·18민중항쟁의 24년 후의 모습 혹은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2004년 제5차 보상법에 맞춰 보상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광주5·18행방불명 가족회의 행보를 따라간다. 이들의 발걸음을 추적하다 보면 관계당국의 뿌리깊은 관료주의와 보신주의의 벽을 실감하게 되고, 행방불명된 가족의 흔적을 찾고자 하는 행불자 가족들의 사무친 절실함과 만나게 된다.

‘그날’(조재형 감독. 2008)은 5·18민중항쟁 기념 제3회 서울 청소년백일장에서 대상을 수상한 시(詩·정민경의 ‘그날’)를 원작으로 했다. 시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화자(話者)가 고백체 형식으로 들려주는 오월의 어떤 날 자전거를 타고 가다 일어난 삽화 한토막이다. 시의 화자가 아내와 딸을 둔 평범한 가장으로 영화를 통해 다시 태어나고, 살아남은 자의 염치에 대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월愛’(김태일 감독. 2011)는 민중의 입장에서 ‘오월광주’를 기록한다. 30년 동안 역사의 주인이었지만 주인이 아니었던 기층 민중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40여명의 인터뷰어가 인상깊은 것은 이들에게서 항쟁 당시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물론 그들의 현재 삶까지를 비중있게 담아내기 때문이다.

‘5·18 힌츠페터 스토리’(장영주 감독. 2018)는 광주의 진실을 알렸던 독일 기자 힌츠페터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KBS PD였던 감독은 힌츠페터에 관한 다큐를 만들기 위해 독일로 갔고 그렇게 만들어진 방송물은 2003년 5월 18일 방영됐다. 이후 방송을 보완해 내놓은 다큐가 이 영화다. 항쟁 당시 광주의 모습을 담은 힌츠페터의 촬영 영상과 힌츠페터와의 인터뷰, 힌츠페터와 연관된 사람들의 인터뷰가 주를 이룬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