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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운동’
2020년 03월 25일(수) 00:00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상실감을 더욱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개인 주식투자자(개미)들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 주가가 한 달 사이에 30%가량 폭락했기 때문이다. 1997년 IMF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이전에도 주가 대폭락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단기간에 급락한 경우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시장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개미들의 주식 매수가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 발생 후 최근 2개월 동안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15조 원어치를 팔 때 개미들은 17조 원가량 사들였다. 외국인이 던진 매물을 개미들이 받은 것인데 이를 두고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개미들이 외국인의 투매에 맞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198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말이다.

동학개미운동의 중심에는 삼성전자가 있다. 외국인이 연일 쏟아 내는 삼성전자 주식을 개미들이 받아 내고 있다. 2개월 동안 개미들이 매수한 금액만 9조 원(우선주 포함)에 이른다. 개미들의 매수 배경을 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IMF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락했던 주식이 얼마 가지 않아 반등했고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었다는 학습효과도 작용하고 있다. 한 주에 250만 원이 넘던 삼성전자 주가가 액면분할로 5만 원대로 낮아져 국민주가 된 것 역시 개미들이 몰리고 있는 원인이다.

동학개미운동을 2030세대가 이끌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가상화폐 광풍’을 겪은 2030세대들이 이번 코로나 증시를 인생 역전의 기회로 보고 달려들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다. ‘공포에 사라’는 증시 격언을 생각하면 매수 타이밍은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바닥은 아무도 알 수 없다.

1894년 동학동민군은 우금치전투에서 무기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일본군에 참패했다. 개미들이 이번 전투에서 패하지 않으려면 빚내서 투자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것뿐이다. 그래야 버틸 수 있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 생존할 수 있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