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행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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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행동들
2020년 03월 24일(화) 00:00
“빛바랜 천으로 만든 마스크/ 마스크를 못 사는 국민들에게 보탬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한 땀 한 땀 손수 바느질했다는 83세 할머니는/ 그렇게 만든 20여 개의 마스크를 수줍게 전달하고 사라졌습니다.” 최근 해외문화홍보원이 유튜브에 올린 홍보 영상 ‘참 이상한 나라’(Korea, Wonderland)의 도입부다. 지난 17일 올려진 4분11초 길이의 이 홍보 영상은 6일이 지난 현재 국내외에서 조회 수 293만4050회를 넘겼고, 1만3880여 개의 공감하는 댓글이 달렸다.

코로나19 뉴스로 시작해 코로나19 뉴스로 하루를 마감하는 나날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포는 대중들의 마음을 꽁꽁 닫게 만들고 있다. 대면(對面)은 가급적 피하고 악수도 주먹이나 팔꿈치로 대신할 정도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코로나 블루’(Blue)라는 신조어로 불리는 우울·답답함을 불러오고 소비심리마저 위축시키고 있다. 펜션을 운영하는 어느 지인은 두 달째 매출이 ‘0원’이라며 울상을 짓는다.

이런 때에 평범한 시민들의 자그마한 행동들이 코로나19를 봄눈 녹이듯 하고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몇 장의 마스크를 이웃들에게 나눠 주고,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에 마음이 담긴 물품들을 보내는 아름다운 행동들이다.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양식이 된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미덕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발현되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에서 내건 플래카드의 응원 메시지도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얼음장 속에서도 월곡시장에 도다리쑥국 내음 진동합니다” “수완 왕버들에 연두빛깔 새잎 돋습니다” 이런 플래카드를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코로나에 지친 시민들에게 봄기운을 북돋아 주니까.

따뜻한 말 한마디와 긍정적인 댓글을 비롯해 타인을 위해 마음을 나누는 릴레이 응원 메시지는 파문(波紋)처럼 주변을 변화시킨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백신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타심’이 아닐까 싶다.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흥얼거려 본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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