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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증 그 후
2020년 03월 18일(수) 00:00
[심상돈 동아병원 원장]
지난 두 달 동안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재난 경보 문자. 4월 초까지 연장된 학교와 유치원의 방학. ‘선량한 시민’의 표식이 되어버린 마스크. 번쩍이는 아이디어라고 전 세계가 지목한 코로나 확진 검사를 위한 이동 차량 검사소. 재난 보도 준칙을 무시한 취재와 보도로 확산된 ‘두려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기침 예절과 구체적인 손 씻기 방법에 대한 공익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과거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의 유행에 대한 기억이 마음속에 각인이 되어 조금은 덜하지만 그 확산 정도에 날마다 놀라고 있다. 끝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뭐든 반토막이 날 위기이다. 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단지 전염 속도를 조절하여 전문 치료 시설에서 감염병 환자 치료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하며 사회적 자연 치유를 기다릴 뿐이다.

모든 병원은 메르스 감염증 때처럼 병원이 감염병 전파의 큰 매개체가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코로나 감염증이 아닌 ‘보통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병원에 출입하는 사람의 수를 줄이기 위해 출입구를 통제하고 입원 환자 1인당 보호자를 한 명으로 제한했다. 모든 내원객의 인적 사항을 기록하고 다른 공간, 다른 지역의 감염원과 접촉 여부를 일일이 확인한다. 초기에는 쉽지 않았으나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다들 잘 적응하고 협조도 그런대로 잘 이루어진다. 모든 직원이 애를 쓴 덕택이지만 그 중심에는 감염 관리실이 있다.

현재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는 감염 관리실이 필수 요건 중 하나이다. 시간적·공간적 감염 감시를 통해 병원에서 발생하는 감염으로부터 환자와 직원 그리고 방문객 모두를 보호하는 일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물론 손 소독에 대한 홍보와 교육은 기본이다. 감염 관리실도 초기에는 추가적인 인력과 비용 문제로 쉽지는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정착되면서 새로운 ’의료 문화’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 유행 초기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일상이 되어버린 손 씻기와 손 소독,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기침 예절은 지금의 감염병이 사라진 뒤에도 우리 사회의 새로운 ‘문화’로 유지되기를 바란다.

코로나19 감염병 이후의 상황을 지금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병원뿐만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의 사람이 모이는 학교, 회사, 종교 시설에는 감염 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을 두어 손 씻기와 주변 환경에 대한 시간적, 공간적인 감염 관리를 하면 또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병에 좀 더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병원 내 감염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고, 음식과 물을 매개체로 하는 전염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데 가장 크게 이바지한 것이 항생제의 개발이 아니고 손 씻기를 비롯한 공동체 위생에 대한 노력이다. 개인적인 노력을 사회적인 결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리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