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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연기 기간 긴급돌봄은 ‘그림의 떡’
수용시설 부족 신청 대상 제한
아이 맡길 곳 없는 학부모 발동동
가족돌봄휴가제도 실효성 의문
코로나 장기화땐 보육대란 우려
2020년 02월 27일(목) 00:00
“개학이 연기되고 휴업이 장기화 된다니 답답하네요. 아이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막막합니다.”

광주시 북구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임모(34)씨는 26일 “작은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휴원하고, 큰 아이도 학교에 나가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일제히 연기된 가운데 교육 당국이 초등 ‘긴급돌봄’ 대상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닥쳐올 ‘보육대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교육청은 맞벌이 가정의 보육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돌봄교실을 운영해왔다. 초등학교의 경우 오전 수업이 끝나면 오후에 돌봄전담사가 관리를 맡아왔다. 유치원은 오전 수업을 마치면 이후 담임교사와 방과후 담당교사가 원아들을 돌보는 서비스다.

하지만 교육 당국이 지자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내놓은 긴급돌봄 서비스와 가족돌봄휴가제 등의 실효성에 대해 학부모들은 미심쩍어 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심각단계에 따라 개학 연기와 함께 ‘모든 신청자가 긴급돌봄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 교육청이 긴급돌봄 신청 대상을 기존 돌봄교실 이용자로 제한하는 등 정부 지침과 엇박자를 내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만과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이모(43)씨는 “지금까지 긴급돌봄을 신청하지 않았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개학 연기 기간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 불만이 팽배하다”면서 “개인 사정이 아닌 코로나19 여파로 보육대란이 일어나는 것인데, 교육청 차원의 추가적인 돌봄 대책이 뒤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새로 돌봄 범위에 포함되는 신입생의 경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첫째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 최모(36)씨는 “정식으로 입학을 했더라도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텐데, 입학도 하지 않은 학교에서의 돌봄이라니 걱정이 앞선다”며 “낯선 공간에서 낯선 이들과 생활하면서 받을 아이의 심리적 불안감은 어떻게 할 거냐”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정부와 기업이 육아를 직접 해야 하는 맞벌이 부모들이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회사원 손모(34)씨는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모를까 아이 돌봄을 위해 일주일 휴가를 내주는 곳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감염 우려 때문에 돌봄교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각 가정에서 ‘알아서 해라’는 식 밖에 안된다”며 볼 멘 소리를 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42)씨도 “감염병 확산 우려에 따른 개학 연기 방침에 큰 틀에서는 동의하지만 당장 아이를 맡아 줄 곳이 없는 맞벌이 부모들의 사정을 고려해 신중하면서도 꼼꼼한 대책을 내놓았어야 한다”면서 “맞벌이 부부 휴가 의무화 등의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