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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시인 산문집 ‘저 불빛들을 기억해’ 펴내
2012년 발간된 책 개정…11편 추가
점·선·면…관계에 대한 시선 풀어내
2020년 02월 26일(수) 00:00
“‘점’이 하나의 작은 세계이자 존재의 내밀한 모습을 나타낸다면, 이 점이 다른 점과 맞닿으며 탄생하는 ‘선’은 개체와 또다른 개체의 만남을 의미한다. 또한 제각기 다양한 형태의 선들이 만나 비로소 완성되는 ‘면’은 사회 또는 공동체를 뜻한다. (중략) 삶이란 그렇게 점과 선과 면이 역동적으로 만나는 과정일 것이다.”

올해로 등단 31년째를 맞은 나희덕 시인이 산문집 ‘저 불빛들을 기억해’(마음의 숲)를 펴냈다.

등단 이후 줄곧 삶의 통증과 그늘을 서정적인 언어로 그렸던 시인은, 이번 산문집에서 관계에 대한 시선을 풀어낸다. 지난 2012년 첫 발간된 책을 개정한 것으로 새로 쓴 원고 11편이 추가됐다.

산문집의 주제는 점, 선, 면이다. 하나의 작은 세계인 ‘점’, 점과 점이 만나 탄생하는 ‘선’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선이 만나 이루어지는 ‘면’이 그것이다. 저자는 오래전 읽은 칸딘스키의 ‘점·선·면’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는 점·선·면이 회화적 요소에만 적용되는 게 아닌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 사이의 축도”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삶의 구도를 설명하는 적절한 개념이라는 의미다.

1부 ‘점’은 시인이 걸어온 나날들의 자취를 담았다. 유년기, 중·고교시절, 신앙과 연관된 집단생활, 대학시절 등을 토대로 한 경험과 사유가 주를 이룬다. 2부 ‘선’에는 시인이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을 통해 삶의 온기와 활기를 확인했던 경험들이 수록돼 있다. 이 과정에서 시인은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재정비하기도 한다.

3부 ‘면’은 기후위기, 죽음, 질병과 통증, 현대문명, 세월호 참사 등 세상에 산재한 ‘전체성’의 관점에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한편 나 시인은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뿌리에게’,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야생사과’ 등을 펴냈다.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과기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