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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팔이’ 정치
2020년 02월 19일(수) 00:00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봉황 마케팅’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나치게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이력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과거 각종 선거에서도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현직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경력을 앞세운 후보들이 많았다. 특히 광주와 전남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은 최고의 후보 경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대통령 마케팅’은 전·현직 대통령과의 인연만을 강조해 후보자의 능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이번 4·15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들은 문 대통령 이름이 들어가는 경력을 앞세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거사무소 외벽에도 예비후보들이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담은 플래카드를 내걸어 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 등 유명 정치인들과의 인연을 내세우며 이름을 파는선거운동도 하고 있어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청와대 출신만 전국적으로 70명에 달한다고 한다. 광주와 전남에도 상당수가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 힘을 보태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출마했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정말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를 위한다면 자신들의 입신양명(立身揚名 )보다는 어려운 정치·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함께 고군분투하는 게 맞지 않는가 싶다. 1년도 채 안되는 청와대 경력을 앞세우거나 대통령 선거 때면 전국적으로 수백 명씩 인선하는 각종 특보 및 선거대책 위원 직책을 이용해 대통령 이름만 파는 ‘이름 팔이’ 정치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다행히 민주당이 이번 공천 적합도(당선 가능성) 조사에서 전·현직 대통령 이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계기로 예비 후보들은 자신들의 실력과 역량, 지역 발전을 위한 비전과 정책·공약 경쟁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