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콘 맥스 배리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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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시콘 맥스 배리 지음, 최용준 옮김
2020년 02월 14일(금) 00:00
미국의 어느 아카데미에서는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 언어의 힘과 타인을 조종하는 법을 가르친다. 졸업시험을 통과한 이들은 시인으로 불리며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유명 작가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카드 게임과 속임수로 생계를 꾸려가던 에밀리라는 소녀는 어느 날 아카데미 관계자의 눈에 띈다. 그녀는 입학시험을 치르고 시인이 되기 위한 수련을 시작한다. 언어를 모티브로 한 소설은 다른 소재와 달리 흥미로운 점이 많다. 언어를 통해 사람의 심리를 조종하거나 특수한 어휘를 토대로 사건을 구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를 소재로 한 이색적인 소설이 발간됐다. 그동안 기업, 게임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뤄왔던 호주의 SF 작가 맥스 배리가 쓴 ‘렉시콘’이 그것. 한마디로 언어로 사람을 좌지우지하는 ‘시인’들의 음모와 추격전을 다룬 소설이다.

사전적 의미의 ‘렉시콘’은 특정 언어나 주제, 분야에서 쓰이는 단어들의 모임을 뜻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매끄러운 구성, 눈을 뗄 수 없는 스릴러”라고 격찬을 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어둡고 매혹적인 디스토피아 작품”이라고 평했다.

소설은 에밀리가 비밀스러운 아카데미에 들어가 타인을 지배하는 ‘시인 수업’을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곳에서 시인은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누군가를 사랑해서는 안 된다. 타인을 자신의 의도대로 지배하기 위한 방편 가운데 하나가 최대한 이편의 감정을 자제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평범한 목수인 윌이 공항 화장실에서 의문의 집단에게서 총격을 당한다. 집단의 남자들은 윌에게 “넌 개를 좋아해. 아니면 고양이를 좋아해?”와 같은 이상한 질문을 던진다. 왜 습격을 당했는지 알지 못하는 윌은 필사적으로 도망을 가다가 시인과 맞닥뜨린다. <열린책들·1만7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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