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문흥식 사단법인 5·18구속부상자회장] 인권과 정의의 가치로 재정립 될 5·18민주화운동의 새로운 원년
2020년 02월 04일(화) 00:00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은 ‘진실’의 확인과 국민이 공감하는 ‘기념’의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실현해야 합니다. 5·18민주화운동은 이 나라 민주발전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됐고, 광주의 도시 정체성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그럼에도 ‘진실’의 규명은 한계를 보여왔고, ‘기념’의 과정에서 광주시민과 국민들의 참여는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5·18진상규명 조사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습니다. 독립된 국가기구에 의한 처음이자 마지막 진상규명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다시는 역사 왜곡과 폄훼가 되풀이되지 않게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도록 우리 5·18단체와 민주 진영은 물론 광주시민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광주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광주의 도시경쟁력이자 광주시민으로서 자긍심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당시 암매장을 비롯한 여러 소문들과 항쟁과정의 공동체 경험을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증언해야 합니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진실을 확인하고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5·18의 진실을 밝혀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불행했던 역사로서 국가폭력에 의한 ‘광주학살’의 고통은 1980년 5월의 10일간에만 자리해 있는 것이 아니라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이들의 상처도 역사입니다. 국가는 마땅히 광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피해당사자들이 겪고 있는 개인적 고통이 가족과 사회에 전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받는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이 그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단법인 5·18구속부상자회는 올해부터 국가예산을 지원 받아 광주트라우마센터와 함께 5·18유공자들에 대한 트라우마를 사회적으로 치유하는 사업을 계획 중입니다. 부상과 구속과 고문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는 5·18유공자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 5·18단체와 회원들 스스로도 안으로는 자정과 자성의 노력을 통해 밖으로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행사 주제는 ‘인권과 정의의 가치로 재정립될 5·18민주화운동의 새로운 원년’입니다. 이는 인권과 정의의 보편적 가치로 5·18민주화운동의 가치와 정신을 확장하고,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진정한 기념은 광주시민과 국민의 참여와 공감에 의해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 5·18구속부상자회원들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마지막까지 이 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자 총을 들고 도청에 남아 계엄군과 맞서 싸웠습니다. 최후 결사항쟁은 죽음으로 산화됐습니다. 도청 현장에서 확인된 17명 외에 많은 시민군들이 학살됐습니다. 17명 외에 더 많은 시민군들은 어디에 암매장됐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습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는 외침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날의 장엄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민주주의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을 다시 한 번 광주시민과,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확인하고 공감하는 기념행사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올해 40주년은 바로 그날, 국가폭력 앞에 광주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던 5월 27일 새벽, 그 장엄한 선택과 희생을 온 국민 나아가 세계인과 함께 추념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